슈틸리케호 중동원정, 아시안컵 앞둔 해결과제 재확인 [김종국의 사커토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아시안컵을 앞둔 슈틸리케호가 중동원정을 통해 전력을 점검했다.

축구대표팀은 지난 14일과 18일 각각 요르단과 이란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렀다. 한국은 1-0으로 승리한 요르단전과 0-1 패배를 당했던 이란전 경기 내용은 비슷했다. 대표팀은 전후반 90분 동안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풀어 나간 반면 상대팀들은 우선 수비를 두텁게하는 방법으로 한국에 맞섰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남미와 북중미 팀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렀던 대표팀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아시아팀과 대결을 펼쳤다.

지난 1960년 2회 아시안컵 이후 55년 만의 아시아 정상 등극을 노리는 축구대표팀에게 이번 중동원정은 아시안컵 우승이 쉽지 만은 않다는 것을 재확인시켰다.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이 부상으로 인해 중동원정에 함께하지 못한 대표팀은 원톱 자원 부재를 또한번 드러냈다. 요르단전에서 1-0 승리를 거뒀지만 상대와의 전력차이와 90분 동안 시도한 공격 횟수를 감안하면 충분치 못한 득점이었다. 한국은 이란전에서도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끝내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 중동 원정을 다녀온 슈틸리케 감독 역시 공격진 부재에 대해 "가장 큰 고민"이라는 뜻을 나타냈다.

수비진 역시 완성되지 않았다. 대표팀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매경기 포백이 변화할 만큼 수비진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요르단전에선 수비수의 실수로 상대에게 골과 다름 없는 위기를 허용하기도 했고 이란전에선 경기 종반 집중력 저하로 위험지역에서 프리킥을 내준 것이 실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감독 부임 직후 내용보다는 결과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볼 점유율을 높이고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고 하더라도 득점 없이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상대 역습 한번에 실점한 이란전 경기 내용은 이전에도 한국 축구가 중동팀을 상대로 보여왔던 모습이다.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대결하는 팀들은 대부분은 선수비 후역습으로 경기에 임한다. 축구대표팀은 이번 두번의 중동원정 경기에서 수비 위주의 상대팀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해법을 찾지 못했다. 슈틸리케호는 이번 중동원정에서 그 동안 축구대표팀이 드러냈던 문제점들을 재확인했다.

축구대표팀은 중동 원정 경기를 끝으로 올해 A매치를 모두 마쳤다. 내년 1월 개막하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1~2차례의 평가전만 남아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동원정을 마친 후 "지난달과 이번 평가전을 통해 본 28명의 선수를 큰 틀에서 보고 있다.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뛰지 못한 선수를 갑자기 발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 실험을 계속하기 보다는 아시안컵 출전 선수들에 대한 윤곽을 잡아 놓았다는 뜻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지 5개월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아시안컵을 위해 전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분명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점이 모든 상황에 대한 면죄부는 될 수 없다. 월드컵처럼 아시안컵 역시 선수단이 경험을 쌓는 것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