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의 포수난, 이대로 괜찮나 [윤욱재의 체크스윙]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프로야구 경기가 없던 지난 월요일(7일), 야구 팬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은 선수는 다름 아닌 SK 포수 조인성이었다.

"조인성이 최근 SK에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한 매체의 보도가 나오면서 집중적인 관심을 받은 것. 이에 SK 구단은 "조인성 트레이드 관련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라고 공식 발표까지 했다.

조인성의 트레이드설에 야구 팬들이 술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조인성이라는 선수 자체가 스타 플레이어이다보니 많은 관심을 받는 게 당연하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한국프로야구가 포수난을 겪고 있는 팀들이 많다는 얘기로 볼 수 있다. SK 팬들을 비롯해 타팀 팬들도 조인성과 관련한 소문에 귀를 쫑긋 세웠다. 조인성의 영입은 곧 전력 보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나이로 마흔인 조인성이 전성기의 기량을 보이긴 어렵더라도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기량으로 봐서는 웬만한 팀에서는 주전 마스크를 쓰는 것이 가능해보인다.

포수가 워낙 귀하다보니 주전급 포수를 백업 요원으로 보유하고 있어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박경완, 김동수, 진갑용, 홍성흔 등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들이 함께 뛰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그때만 못한 건 사실이다. 포수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것들도 잘 소화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꽤 있다.

여기에 각 팀들의 포수진 전력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SK는 조인성과 더불어 정상호라는 좋은 포수가 있다. 두산은 주전 포수 양의지를 비롯해 지난 해 포스트시즌에서 '신데렐라'로 떠오른 최재훈을 갖고 있다. 롯데는 대형 포수 강민호와 주전급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장성우가 있다.

반면 KIA는 김상훈, 차일목 등 두 베테랑 포수들에 의존하고 있고 삼성은 진갑용, 이지영 등의 줄부상 속에 울상을 짓고 있다. 진갑용과 이지영의 바통 터치도 그리 원활하지 만은 않은 편. 윤요섭, 현재윤, 최경철, 조윤준 등 여러 자원을 보유한 LG의 포수력도 그리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김태군 등이 버티는 NC 역시 마찬가지. 한화는 여러 포수들이 아직도 경쟁 구도를 그린다. 넥센의 안방도 강하다는 얘기는 듣기 어렵다.

포수의 역할은 단순히 투수의 공을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배터리 호흡을 중시하는 한국프로야구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 때문인지 웬만한 팀들은 베테랑 포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10년 정도를 되돌아보면 어린 나이부터 꾸준한 출장 기회를 받으며 성장한 포수는 강민호, 양의지 외에는 눈에 띄는 선수들이 없다. 더구나 전력평준화가 이뤄지면서 당장의 성적이 중요한 팀들이 거의 대부분인 실정에 포수를 키울 만한 여유를 가진 팀도 없는 게 실정이다.

어린 선수들의 대표적인 기피 포지션은 포수다.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큰 자리인데다 프로에서도 주전으로 바로 뛸 수 있는 기회가 적은 편이다. 이대로 가다간 '포수난'이 언제 끝날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듯 하다.

[박경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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