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보다 잘 맞았다” KIA 김도영 괴력의 176km 대포…9.6 잠실 대폭격 뛰어넘는 충격, 고척돔 구멍 날 뻔[MD고척]

김도영/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괴력의 176km였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21)이 괴력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김도영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김도영/KIA 타이거즈

1회초 첫 타석에서 마치 2023년 9월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 터트린 한 방을 연상하게 하는 홈런을 터트렸다. 0-0이던 2사 주자 없는 상황. 김도영은 키움 선발투수 하영민에게 볼카운트 1B서 2구 143km 패스트볼이 가운데에서 약간 높게 들어오자 힘차게 잡아당겼다.

타구는 엄청난 탄도를 그렸다. 고척돔을 부숴버릴 듯한 기세로 떠오르더니 엄청나게 빠르게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그리고 고척돔 외야담장, 사실상 천장 구조물을 ‘쾅’하고 강하게 때렸다. 맞는 순간 새카맣게 날아가는 홈런이었다.

이 타구의 비거리는 130m였다. 사실 100% 정확할 수 없다. 돔이 아니었다면 130m 이상 비행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키움에 따르면 비거리보다 놀라운 게 타구속도다. 무려 176km였다. 발사각은 37.9도.

참고로 김도영이 작년 9월6일 두산전서 곽빈의 152km 몸쪽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잠실구장 2층 스탠드 최상단을 직격했을 때 타구속도가 173.8km였다. 발사각은 38.1도. 잠실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타구였다.

다시 말해 이날 김도영의 타구가 그날 잠실에서의 타구보다 더 빨랐고, 발사각만 약간 낮았다. 이 타구가 잠실에서 나왔다면 또 한번 작년 9월6일과 흡사한 궤적을 그렸을 것이다. 투수친화적인 잠실과 고척에서 스탠드 최상단을 직격하는 타구는 1년에 1~2번 나오지도 않는다.

김도영 특유의 운동능력이 다시 한번 확인된 순간이었다. 20대 초반의 타자가, 이 정도의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한 걸 볼 때마다 놀라울 따름이다. 한국야구에서 대체 불가능한 선수다. 왜 이범호 감독이 3번타자이자 클러치히터로 키우려고 하는지 다시 확인했다. 어쩌면 KIA에서 최형우, 나성범의 대를 잇는 해결사일지도 모른다.

키움 담당을 2018년부터 7년째 하고 있다. 고척에서 이 정도의 스피드, 궤적을 그린 타구를 본 적이 거의 없었다. 좌우 99m의 고척에서 홈런이 나와봐야 살짝 넘어가거나, 좌우에 설치된 전광판 근처로 날아가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김도영의 이 타구는 좌측 전광판보다 훨씬 높고 힘 있게 날아간, 그냥 ‘안녕’ 하는 수준이었다.

김도영은 경기 후 작년 곽빈 상대 홈런을 떠올리며 "그때보다 잘 맞았다. 그땐 약간 먹히는 느낌이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타격감이 좋고 타석에서 공도 잘 보인다. 상대 투수 구종을 노리기 보다는 나만의 타격 존을 설정하고 타이밍 잡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첫 타석에서 홈런도 존과 타이밍에 집중해 장타가 나왔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어디에 맞았는지 보진 못했지만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했다. 타격 연습 때 감독님과 플라이볼 생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오른손을 덜 쓰고 하체가 먼저 나가는 스윙을 하고 있다. 최근 장타가 많이 나오는데 딱히 장타를 염두에 두고 스윙을 하진 않는다”라고 했다.

김도영/KIA 타이거즈

끝으로 김도영은 “매 경기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서 결과가 잘 나오는 것 같다. 오늘 경기에서도 후반에 분위기가 넘어갔지만 나뿐 아니라 야수 투수 모두가 제 역할을 하면서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라고 했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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