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나도 모르게 긴장” 천하의 KIA 169승 대투수가 이런 말을…진짜 관심사 ‘승률 60%’[MD광주]

양현종/KIA 타이거즈
양현종/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6회만 되면 나도 모르게 긴장된다.”

천하의 대투수가 이런 말을 하다니. KIA 타이거즈 토종 에이스 양현종(36)이 19일 광주 NC 다이노스전 직후 위와 같이 고백했다. 양현종은 이날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2실점했다.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양현종/KIA 타이거즈
양현종/KIA 타이거즈

패스트볼 최고 145km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를 섞었다. ABS 시대에 커브를 많이 쓰지만, 양현종은 자신의 주무기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로 승부했다. 105개의 공을 던지면서 스트라이크를 73개나 던졌다. 투구내용 역시 양현종 그 자체였다.

양현종의 최대 미덕은 꾸준함이다. 지난해 야수들과 궁합이 맞지 않아 9승에 머물렀지만, 8년 연속 10승을 했다. 그리고 작년까지 9년 연속 170이닝 이상 소화했다. 이날도 양현종은 “항상 (자신의)승은 운이다. 이닝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그런 양현종은 “수비만 믿고 던졌다. 목표는 6이닝이다. 그런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 올해 6회가 되면 나도 모르게 긴장한다. 6회에 최대한 집중안타를 덜 맞아야 한다. 신경이 쓰이는데 그걸 이겨내야 다음 이닝이 있다. 좀 더 분석해야 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왜 이런 얘기를 했을까. 그만큼 6회까지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뜻인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날 NC를 상대로도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 1사 1,2루 위기에 처했다. 박건우와 김형준 타석에선 연이어 피치클락을 위반하기도 했다. 그만큼 더 신중하게 투구했다. 그래도 김형준을 체인지업으로 투수 땅볼로 처리, 임무를 완수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해 양현종의 6회 피안타율은 0.231이다. 2회와 3회 피안타율이 0.318, 0.304라는 점에서 오히려 덜 맞았다. 대신 볼넷이 5개여서 WHIP가 2.18로 높다. 때문에 올 시즌 5경기서 6회 합계 4실점했다. 가장 많은 점수를 내준 이닝이긴 했다.

그런데 대부분 선발투수가 6회 정도 되면 힘들고 실점 확률도 높아지는 법이다. 투구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체력도 떨어지고 밸런스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양현종은 늘 그랬듯 마운드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양현종의 최근 키워드는 또 있다. 자신이 등판한 날의 KIA 승률이다. 자신의 승패가 아니다. KIA의 승 혹은 패다. 그는 “우리가 이기는 게 중요하다. 올 시즌 내가 나가는 경기의 팀 승률이 중요하다. 내가 나가는 게임만큼은 승리를 많이 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양현종 2024시즌 등판일지

3월26일 광주 롯데전/5⅓이닝 5피안타 4탈삼진 4볼넷 1실점/노 디시전/2-1 승리

4월2일 수원 KT전/5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3볼넷 4실점/패전/6-10 패배

4월7일 광주 삼성전/6이닝 5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3사사구 3실점/노 디시전/3-7 패배

4월13일 대전 한화전/6이닝 5피안타 8탈삼진 2볼넷 2실점/승리/11-9 승리

4월19일 광주 NC전/6이닝 7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2실점/노 디시전/4-3 승리

양현종/KIA 타이거즈
양현종/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올해 5경기에 나갔다. KIA의 성적은 3승2패, 승률 60%다. 보통 에이스가 나갈 땐 7~80% 승률을 목표로 삼는다. 양현종은 이걸 좀 더 높이고 싶다. 사실 자신만의 힘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불펜 투수들과 야수들도 잘 해야 한다. 그래서 양현종은 6회까지 더 좋은 투구로 팀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인 듯하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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