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GK' 상대 서포터즈 조롱→2번째 경고...하지만 '퇴장' 없었다, 도대체 왜?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스포츠 바이블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스포츠 바이블

[마이데일리 = 최병진 기자]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아스톤 빌라)가 두 장의 경고를 받고도 퇴장을 당하지 않았다.

빌라는 18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릴의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서 펼쳐진 릴과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 8강 2차전에서 1-2로 패했다. 홈에서 빌라가 2-1로 승리를 따내면서 양 팀의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고 결국 4-3으로 빌라가 승리하며 4강에 올랐다.

선제골은 릴이 기록했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유수프 야즈즈가 왼발로 밀어 넣으면서 리드를 잡았다. 릴은 후반 22분에 추가골을 기록했다. 코너킥에서 안드레가 감각적인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빌라는 패배의 위기에서 극적으로 살아났다. 후반 42분 측면에서 올라온 볼을 릴의 골키퍼가 동료와 충돌하면서 놓쳤고 이를 캐시가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해 합산 스코어 동점을 만들었다. 두 팀은 연장전에 추가 득점을 뽑아내지 못했고 승부차기로 승자를 가리게 됐다.

승부차기의 주인공은 마르티네즈 골키퍼였다. 마르티네즈는 릴의 첫 번째 키커인 벤탈렙의 슈팅을 막아냈고 마지막 키커인 안드레의 슛마저 선방하며 빌라가 4강에 올랐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게티이미지코리아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게티이미지코리아

이날 경기에서 의아한 장면이 있었다. 마르티네즈는 전반 39분에 시간 지연을 이유로 주심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그리고 승부차기에서 벤탈렙의 슈팅을 막아낸 뒤 릴의 서포터즈를 향해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며 조용히 하라는 세레머니를 펼쳐 두 번째 경고를 받았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경고 두 장으로 퇴장을 당해야 했다. 하지만 마르티네즈는 끝까지 승부차기를 진행했다.

이는 승부차기가 시작되면 이전에 받은 옐로카드는 모두 리셋이 된다는 특수한 규정 때문이다. 즉, 승부차기가 시작된 순간 선수단 모두 옐로카드가 없는 상태가 되기에 마르티네즈가 승부차기 때 받은 경고는 첫 번째 경고로 기록됐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게티이미지코리아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게티이미지코리아

상대 서포터스를 향한 조롱으로 경고를 받았지만 마르티네즈는 멈추지 않았다. 마르티네즈는 마지막 킥을 막아낸 뒤에도 상대를 향해 춤을 추며 승리를 만끽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부터 ‘저질 세레머리’로 논란을 일으키며 자랑한 괴짜의 모습이 다시 한 번 나타났다.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