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페퍼톤스 "앨범 준비 기간은 40년? 두 사람의 인생을 담았으니까" [MD인터뷰] (종합)

페퍼톤스 / 안테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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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20주년 앨범을 준비한 기간은 40년? 두 사람의 인생을 다 담았으니까요.(웃음)"

밴드 페퍼톤스(PEPPERTONES)가 돌아왔다. 데뷔 20주년을 맞아 기념 앨범을 들고.

새 앨범과 함께 돌아온 페퍼톤스를 만났다. 페퍼톤스가 17일 발표하는 20주년 기념 앨범 'Twenty Plenty(트웬티 플렌티)'는 전작 'Thousand Years' 발매 이후 약 1년 7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보다. 20년 동안 멈추지 않고 달려온 페퍼톤스의 음악을 추억하고, 다음 걸음을 향한 새로운 숨을 불어넣을 앨범이다.

"10년 전 10주년 때는, 스스로 축하를 한다는 게 훨씬 더 겸연쩍은 마음이 있었어요. 그 때는 회사에서 기념행사를 하자고 제안을 해도 '우리는 활동 중인 밴드인데, 그걸 왜 기념하냐'고 했었죠. 그런데 20주년이라고 하니까, 그래도 조금은 이야기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우리는 현재진행형 밴드이지만요. 우리의 홈페이지에 적힌 'since 2004'라는 글귀가 처음에는 보잘 것 없었는데, 이제는 그래도 조금은 맛집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시간이 만들어주는 그런 게 조금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요."

페퍼톤스 / 안테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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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enty Plenty'는 A Side [SURPRISE!!]와 B Side [<<REWIND] 2CD로 구성됐다. 먼저, A Side [SURPRISE!!]에는 오랜 시간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페퍼톤스의 대표곡을 동료 뮤지션들이 저마다의 색깔로 재해석해 리메이크한 10곡이 담긴다. 부제목 그대로 20년간 페퍼톤스를 응원해 온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깜짝 선물이다. SUMIN, 잔나비, LUCY, 나상현씨밴드, 이진아, 정동환(멜로망스), wave to earth, 유다빈밴드, Dragon Pony, 스텔라장, 권순관의 목소리가 담겼다.

"앨범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건 작년부터였어요. 어렴풋이 스무 번째 생일을 조금 더 특별하게 준비해야겠다라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밴드를 하면서 버킷리스트처럼 '이런 건 해봐야지'라고 적어놨던 것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우리의 곡을 가창력이 뛰어난 분들이 다시 부르는 건 어떨까였어요. 20주년을 맞이하면서 그런 기획들이 일부 이뤄졌죠."

"처음에 앨범을 기획할 때는 '20주년이니까 20곡은 어떨까'라는 제안을 받고 막막했어요. 그런데 그 중 10곡은 우리가 받는 선물, 10곡은 우리가 만드는 걸로 하자라는 말을 들었고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들었죠. 저희는 저희가 엄청난 히트곡이 있거나, 대단한 인지도가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진 않거든요. 그저 우리의 정서를 좋아해주는 분들 덕분에 계속 공연을 하고 음악을 발표할 수 있다는 감사함으로 음악을 해왔어요. 그러다보니 20주년을 맞이해서 10팀이나 모아서 리메이크를 받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죠. 앨범을 준비하면서 기뻤던 날은 리메이크 제안을 했더니 많은 팀들이 흔쾌히 이 프로젝트에 동참해주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였어요. 고맙고 감격스럽더라고요."

페퍼톤스 / 안테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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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Side [<<REWIND]에는 페퍼톤스의 신곡 10곡이 담긴다. 20주년 기념 앨범을 위해 오래된 카세트테이프를 되감듯, 세상에 소개되지 못하고 그대로 머물러 온 노래들을 새로이 꺼내 구성했다.

"10곡을 고르기 위해서 옛날 하드디스크를 엄청나게 뒤졌어요.(웃음) 예전의 습작, 데모들을 쭉 늘어놓으니 정말 많더라고요.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했던 것도 들어봤고요. 새록새록 기억이 나면서, 그런 순간들이 설레는 순간이었어요. 우리의 회고록 같은 성격도 좀 있는 앨범이죠. 만들면서 예전 사진을 펼쳐보는 기분이라 설레고 기분이 좋았어요."

타이틀곡 '라이더스'는 페퍼톤스의 지난 시간들과 앞으로의 행보를 잇는 곡이다. 멈추지 않고 지금껏 달려온 페퍼톤스 자신들과 이들 곁을 지켜주는 팬들에 대한 찬사를 그렸다. 페퍼톤스의 자전적 이야기로 리스너들에게 깊은 여운과 감동을 줄 전망이다.

"인디밴드로 데뷔해서 인기밴드가 되었다고요? 사실 우리 둘끼리는 항상 세계 최고의 밴드였어요.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속으로는 우리는 다르다, 우리는 우주 최강의 밴드고, 우리 음악이 최고라고 생각을 했죠. 지금은 약간 겸손해지기도 했지만.(웃음) 그것이 우리를 버티게 해주는 힘이었다고 생각을 해요. 혼자였다면 현실자각이 더 빨랐을 것이고, 분하다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지만. 둘이라서 서로를 위로하며 우리 잘못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딱히 버틴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을 정도로 둘이 있으면 자신감이 넘쳤어요."

"남은 버킷리스트요? 우리의 가장 큰 버킷리스트는 환갑잔치에서 '뉴 히피 제너레이션(New Hippie Generation)'을 같이 부르는 것이에요. 요즘은 환갑은 잘 안하니까, 칠순으로 수정을 해야하나 싶기도 한데.(웃음) 10년도 넘은 꿈이거든요. 그런데 그 날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네요."

페퍼톤스 / 안테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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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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