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B 타격→찬물 끼얹는 병살' 1군서 말소된 80억 포수…"3볼은 타격 상황 아니지 않나" 김태형 감독의 따끔한 지적 [MD잠실]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고척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고척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2024년 4월 1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키움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1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키움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작전(고영민) 코치는 사인을 내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5일 엔트리에 큰 변화를 줬다.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80억 포수' 유강남을 비롯해 투수 박진형과 내야수 정대선을 1군에서 말소하고, 투수 신정락과 최이준, 포수 서동욱을 전격 콜업했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유강남이 아닐 수 없다. 유강남은 지난 2021시즌이 끝난 뒤 롯데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야심차게 영입한 자원. 보장 금액만 74억원에 이르는 4년 총액 80억원 규모의 계약이었다. 당시 유강남을 비롯해 '곰탈여우' 양의지(두산)와 박동원(LG), 박세혁(NC)까지 총 네 명의 굵직한 포수 자원들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왔는데, 롯데는 100경기 이상을 뛰어줄 수 있고 뛰어난 프레이밍 능력을 갖추고 있는 유강남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유강남의 스타트는 썩 좋지 않았다. 유강남은 롯데가 1위로 마침표를 찍은 4월 한 달 동안 16안타 1홈런 타율 0.23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런데 이 흐름이 범상치 않았다. 유강남은 5월에도 타율 0.236으로 허덕이더니, 6월 성적은 0.211로 더욱 떨어지는 모양새. 7월 또한 타율 0.229로 처참했다. 기대 이하였던 유강남의 타격감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은 9월이었다. 유강남은 9월 19안타 2홈런 10타점 타율 0.388, 10월에도 14안타 2홈런 타율 0.368을 기록하면서 시즌을 마치게 됐는데, 이미 롯데가 포스트시즌 경쟁력을 잃은 상황에서의 맹타는 팀에 이렇다 할 도움이 되지 못했다.

유강남은 지난해 막바지의 좋은 기운을 이어가겠다는 의지와 함께 미국 괌을 시작으로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소화했고, 시범경기에서도 8경기에 나서는 동안 4안타 타율 0.267 OPS 0.722로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 타격감이 바닥을 찍었다. 유강남은 3월 7경기에서 타율 0.235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4월에는 지난 13일 경기 전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생산하지 못하며 허덕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태형 감독은 유강남에게 다시 한번 기대를 걸었다.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고척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고척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고척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고척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태형 감독은 지난 13일 경기에 앞서 "유강남도 컨택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동안 해왔던 것이 있기 때문에 스윙이 조금 크다. 막상 연습을 할 때는 괜찮다. 그런데 연습을 할 때처럼 치면 힘을 못 싣는 것 같아서 힘을 주다 보니 스윙이 커지면서, 배트 스피드가 나오지 않는다. 타율도 타율이지만, 장타가 나와줘야 한다"면서도 "유강남이 롯데 투수들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시즌 전에도 말을 했지만, 유강남의 역할이 크다. 요즘 타이밍이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는데 지켜봐야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런데 14일 경기에서 치명타가 나왔다.

경기 초반부터 선발 나균안이 실점을 하는 등 승리를 빼앗긴 롯데는 수차례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사'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힘든 경기가 이어졌는데, 롯데는 경기 중반 1사 만루라는 대량 득점 찬스를 손에 넣었다. 이때 키움의 바뀐 투수 김재웅이 제구에 난조를 겪고 있는 3B-0S의 매우 유리한 카운트에서 유강남이 김재웅의 4구째 139km 직구에 방망이를 내밀었고, 이 타구가 병살타로 연결되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그리고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김태형 감독은 이튿날 유강남을 1군에서 말소하기로 결정했다.

김태형 감독은 16일 경기에 앞서 엔트리에 대한 질문에 "지금 선발 투수들이 일찍 무너져서 중간 투수를 한 명 더 늘렸다. 포수의 경우 (유)강남이가 2군에서 조금 마음을 추스르고 올라와야 할 것 같아서 빼게 됐다"며 "(유강남도) 투수진들이 생각보다 좋지 않다 보니 리드에 대한 것을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다가 시즌 초반에 타격도 안 터지니까 심리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 4월 12일 오후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김태형 감독이 인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12일 오후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김태형 감독이 인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김태형 감독은 지난 14일 유강남이 병살타를 친 후 고영민 코치와 함께 더그아웃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잡혔는데, 어떤 이야기를 나눴던 것일까. 사령탑은 "물어볼 것 것도 없다. 점수가 4-7 정도이면 모르겠는데, (타격) 사인이 나오고, 안 나오고 3볼에서는 치는 상황이 아니지 않나. 감독이 '웬만하면 좋은 카운트에서는 들어오는 공을 놓치지 말라'고 했지만, 그 타격은 상황에 맞지 않았다"고 허탈하게 웃었다.

이어 김태형 감독은 "강남이는 타격 사인으로 봤다고 하는데, 작전(고영민) 코치는 사인을 내지 않았다. 그리고 3볼에서 작전 코치를 보면 안 되지 않느냐"라며 "코치가 사인을 내건 안 내건, 그건 보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이날 롯데는 윤동희(중견수)-정훈(1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손호영(2루수)-이학주(유격수)-김민성(3루수)-정보근(포수)-김민석(좌익수)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통해 지난주부터 이어지고 있는 6연패 탈출을 노린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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