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네' 오타니 에이전시, 조직 개편 단행 "포괄적 네트워크 지원 약속"

오타니 쇼헤이와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오타니 쇼헤이와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그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오타니 쇼헤이(29, LA 다저스)의 에이전시가 조직 개편에 나섰다.

미국 '스포츠 비즈니스 저널'은 16일(한국시각) "CAA는 미즈하라 잇페이 스캔들 이후 내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매체는 "CAA는 오타니를 중심으로 인프라를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전 통역 미즈하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메이저리그는 최근 오타니의 전 통역사였던 미즈하라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건으로 인해 시끄러웠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캘리포니아주 수사 당국이 오렌지카운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불법 스포츠 도박 업자 매튜 보이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오타니의 이름을 발견했고, 그 이후 조사 과정에서 미즈하라가 수년 동안 불법 스포츠 도박에 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달 20일 서울시리즈 1차전 직후 공개됐다.

미즈하라는 선수단 앞에 자신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했음을 발표했고, 이후 다저스로부터 해고를 당했다.

오타니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미즈하라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도박빚 450만 달러(약 60억원)를 갚아 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를 들은 오타니는 펄쩍 뛰었다. 대변인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오타니 쇼헤이와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오타니 쇼헤이와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LA 에인절스 시절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LA 에인절스 시절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럼에도 오타니를 향한 의심의 시선은 사라지지 않았다. 어떻게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 손을 댈 수 있었냐는 것 때문이다.

이후 미즈하라의 충격적인 행태가 낱낱이 드러나면서 오타니의 결백함이 밝혀졌다.

고소장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지난 2021년부터 2024년 1월까지 불법 도박에 손을 댔다. 야구를 제외하고 많은 스포츠에 베팅을 했다. 무려 1만9000회다. 베팅액은 10달러(약 1만3850원)부터 16만 달러(약 2억2160만원)를 넣었다.

미즈하라는 베팅을 통해 대략 1억4200만달러(약 1967억원)를 따기는 했다. 그러나 잃은 돈이 약 1억8300만달러(약 2534억원)다. 이 과정에서  생긴 빚이 4067만8436달러(약 563억원)나 됐다.

미즈하라는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21억원)를 훔쳤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은행 직원에게 자신이 오타니라고 사칭하는 사기 행각까지 벌였던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이에 에스트라다 검사는 미즈하라를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미즈하라는 지난 13일 로스앤젤레스 지방법원에 출두했는데, 2만 5000달러(약 3463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단 조건이 있다. 향후 어떠한 피해자(오타니) 등 관계자와 접촉하지 않아야 하고, 도박 중독 프로그램 이수와 여권 반납 조건이 붙었다.

미즈하라는 5월 10일 다시 법정에 설 예정이다.

이런 사건이 벌어질 동안 오타니의 에이전시는 눈치를 전혀 채지 못했다. 특히 에이전시에는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직원조차 없었다. 오타니와 연락을 하기 위해서는 미즈하라를 통해야 했기 때문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회계 업무를 위해 오타니의 계좌 정보가 필요할 때도 미즈하라에게 연락했지만 미즈하라 선에서 차단당했다. 눈뜨고 코 베인 격이다.

그러자 에이전시 측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보도에 따르면 CAA는 오타니가 야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회계, 재무, 개인 브랜드용 스포츠 마케팅, 에이전트 등 모두를 포함한 포괄적인 네트워크 지원을 약속했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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