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 말의 무게를 되새길 때 [MD칼럼]

배우 주지훈 /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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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솔하다. 주지훈의 입이 가볍다. 섣부르게 던진 말에 계속해서 아이러니가 생긴다.

최근 배우 주지훈이 유튜브 예능에 출연하며 털어놓은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화제가 됐다. 그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과거 '학교 폭력'을 당했었다는 그의 고백이었다.

지난 8일 주지훈은 유튜브 '짠한형 신동엽'에 출연해 "덩치가 있는데, 그런(일진) 쪽으로 유혹이 많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럼 내가 여기 나올 수 있었겠냐. 오히려 진짜 사람을 때리는 애들이 있었다. 걔네들이 내가 덩치가 크니까 나를 괴롭히지 않다가, 중학교 때 무리를 형성해 시비를 걸었다"고 답했다.

주지훈은 "'1 대 1로 붙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 형 데리고 올 거야'라고 말했다. 비겁하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하며 "내가 직업이 배우인데 어릴 때 그런 걸 안 했다는 게 너무 다행이다. 오히려 나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괴롭힘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배우 주지훈 /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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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있게 학교 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한 주지훈의 의도는 좋았다. 최근 연이어 스타들의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털어놓은 고백이라 파급력 역시 컸다. 과거의 논란이 배우에게 큰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짚은 것도 바람직했다.

다만 주지훈 본인도 자신의 발언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2009년 마약 투약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주지훈은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1년 및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았다. 

이후 주지훈은 2010년 2월 특전사로 입대했고 2011년 11월 전역한 후 2012년 8월 곧바로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로 복귀했다. 군 복무 중에도 군 뮤지컬 '생명의 항해'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했다. 

자숙의 기간이 없다시피 한 그가 "직업이 배우인데 학교 폭력을 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모순이 아닐 수가 없다.

배우 주지훈 /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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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주지훈은 지난 9일 공개된 성시경의 '만날텐데'에서 김희철과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화장했을 때는 절대 안 취하려고 한다. 집에서는 무조건 메이크업을 지우고 자야 한다"는 김희철에게 "베개를 빨면 되잖아. 니네 집 70억짜리잖아"라고 폭로했다.

김희철이 "재산을 깔 거면 다 까자"고 당황하자 주지훈은 "전 얼마 없다. 집 한 채, 차 하나, 투자해 놓은 거 조금? 그게 끝"이라고 응수했다.

그러나 주지훈이 자신의 자산을 '조금'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지난해 소속사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가 코스닥 상장사 블리츠웨이와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최대주주였던 그가 50억 원이 넘는 차익을 거뒀단 소식이 이미 파다하기 때문. 그에게 '조금'의 기준이 대중과 다른 걸까.

배우 주지훈 /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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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자승자박의 논리를 펼치는 주지훈. 그의 발언을 백안시하는 이들이 생기는 것은 그의 말처럼, 어쩔 수 없다. '그런' 쪽으로 유혹이 있었음에도, '이 자리'에 앉아 대중을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대중은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행보에 속지 않는다.

이예주 기자 yeju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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