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하이브 새 걸그룹 아일릿이 기발한 '젠지 마케팅'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25일 아일릿(윤아, 민주, 모카, 원희, 이로하)은 데뷔 쇼케이스를 열고 정식 데뷔했다. 지난해 방송된 '알 유 넥스트?(R U NEXT?)'를 통해 결성된 5인조 아일릿은 하이브가 내놓는 세 번째 걸그룹이자 엔하이픈 소속사 빌리프랩의 첫 걸그룹이다. 미니 1집 '슈퍼 리얼 미(SUPER REAL ME)'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직접 프로듀싱을 맡았다.  

데뷔에 앞선 23일 아일릿은 특별한 행사를 열었다. 바로 '프렌즈 나잇'이라는 이름의 데뷔 파티. 이날 아일릿은 틱톡커, 인플루언서, 유튜버 등을 초청해 체험존을 운영하고 직접 안무를 선보였다. 

하이브 관계자는 최근 마이데일리에 "아일릿은 10대를 겨냥하고 10대 음악을 지향한다. 이에 글로벌 10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인 틱톡을 이끄는 틱톡커들과 유대감을 쌓는 스킨십 행사를 진행했다. 데뷔 전부터 틱톡에서 많이 바이럴 된 만큼, 그들을 불러 음악을 선공개하고 챌린지 안무를 보여줬다. 최근 숏폼이 인기인 만큼 패션 인플루언서와 K-팝 유튜버 등도 함께 초청했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이어 "쇼케이스는 보통 아티스트가 무대를 보여주고 질문받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프렌즈 나잇'은 브랜드 팝업 행사와 유사하다"면서 "10대 소녀들이 좋아할 만한 아이템들을 아일릿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키링 만들기, 인형뽑기 등 체험할 수 있는 존과 포토스팟, 청음 공간 등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음악 방송의 권위 하락과 함께 K-팝 신에서 대형 유튜버, 틱톡커의 파급력은 더욱 거세졌다. 실제로 방송 3사 음악 방송은 시청률 0%대로 고전하고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유튜브 동접자 10만 명 정도가 방송 시청률 3%에 해당하는 수치로 볼 수 있다. 음악 방송의 무소불위 권력이 무너져 내린 상황에서 인기 유튜브, 틱톡 출연이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파급력을 지닌 개인 채널 보유자들을 모으는 것은 시청률 3% 이상 방송을 한데 모아 출연하는 효과가 있다. 음악 방송을 위해 몇 주간 땀흘리지 않고도 일종의 무대만 있다면 공들여 만든 퍼포먼스를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화된 지형에 따라 유통구조와 홍보의 툴도 달라졌다. 특히 대중에 많이 각인될수록 좋은 신인 아티스트의 경우 무조건 노출의 기회를 넓혀야 하는 것이다. 

김 평론가는 "소통과 참여의 시대다. 소비자들은 스타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인간적인 유대감을 가져야만 적극적인 소비를 한다. 아이돌은 더 많은 경로를 통해 본인이라는 상품의 진가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팬덤은 집단지성의 메커니즘 하에서 지혜롭게 행동하고 있다. 자기가 선택한 아이돌을 최대한 성장시키길 원하고, 오랫동안 소통하며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내길 원한다. 그런 측면에서 팬덤을 보다 효율적으로 모으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이같은 마케팅은 긍정적"이라고 봤다.

과거 스타들은 공신력과 권위를 고려해 방송 매체를 택했다. 하지만 똑똑해진 지금의 소비자들은 다양한 매체를 섭렵하며 자신의 개성과 취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김 평론가는 "변화된 마케팅 환경에는 이유가 있고 앞으로 계속 그런 방향으로 나아갈 거라고 예측한다. 소비자들이 자기 결정 능력을 갖춘 만큼 크게 우려할 부분은 없다"고 했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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