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없으면 KIA 28세 저격수의 시간이 시작된다? 누군가에겐 희망고문…OPS 1.098 메워라

황대인/KIA 타이거즈
황대인/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군가에겐 희망고문이다. 이범호 감독의 머리가 아플 듯하다.

KIA 타이거즈 간판타자 나성범은 17일 시범경기 광주 KT 위즈전서 오른쪽 햄스트링에 부상, 최소 2주간 그라운드를 떠난다. 2주 후 재검진 결과에 따라 공백기가 더 길어질 수 있다. 4월 복귀가 가능하면 베스트로 여겨진다.

이우성/KIA 타이거즈
이우성/KIA 타이거즈

이제 이범호 감독이 선택해야 할 시간이다. 나성범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까. 타순은 6번 최형우의 4번 이동이 확실하다. 이미 18일 시범경기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서 그렇게 했다. 4번 나성범, 6번 최형우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그건 나성범이 있을 때 얘기다.

포지션 이동 가능성이 주목받는다. 작년의 경우,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한 나성범의 자리를 고종욱과 이우성이 십시일반으로 메웠다. 고종욱이 지명타자를 맡고 최형우가 간혹 좌익수를 맡기도 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사실상 주전 1루수로 낙점된 이우성이 잠시 외야로 돌아갈 수도 있다. 나성범의 이탈 이후에도 팀 타선과 수비의 밸런스 모두 어느 정도 유지하려면 이우성이 외야로 돌아가는 게 이상적이다. 그럴 경우 ‘돌발 저격수’ 황대인의 1루수 복귀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황대인은 18일 광주 삼성전 포함 시범경기 3홈런 7타점 타율 0.267로 분전한다. 2023시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로 1군 스프링캠프를 전혀 치르지 못했다. 그러나 2군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예전의 타격폼으로 돌아가며 절치부심한 사연을 이범호 감독이 간과하지 않았다. 시범경기서 기회를 주며 독려한다.

호주 캔버라에서 착실히 시즌을 준비한 변우혁도 있다. 어쨌든 황대인과 변우혁은 한 방이 있다. 때문에 나성범 공백에 의한 타선의 힘을 보충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대인과 변우혁에겐 마지막 기회다.

이우성이 외야로 나가면 좌익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중견수로, 중견수 최원준이 우익수로 이동하면 된다. 또한, 시범경기서 극도로 부진한 최원준에게 잠시 시간을 준다면, 이창진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 외야수로 승부를 보기로 한 김석환도 있다.

이렇듯 나성범의 공백을 메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사실 타자 1~2명이 OPS 1.098을 메우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대신 간판타자의 부상으로 뚝 떨어진 기세를 최대한 드높이고, 시너지를 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KIA 선수들/KIA 타이거즈
KIA 선수들/KIA 타이거즈

누군가에겐 희망고문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선수들이 좀 더 확실하게 시즌을 준비하면 이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 KIA 타선은 작년에도 나성범이 58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십시일반의 힘을 증명했다. 올해 한번 더 보여주면 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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