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운도 "임영웅을 칭찬하고 싶은 건 때가 묻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소아마비를 극복한 장애인 가수 박마루와 트로트 황제 설운도가 TBS FM '허리케인 라디오'에 동반 출연해 의외의 케미를 선보이며 훈훈함을 안겼다.

10일 방송된 '허리케인 라디오'의 ‘점심먹고 디저트쇼’에 출격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틋함은 물론, 삶에 대한 지혜를 대거 방출했다. 또한 설운도는 후배 가수 임영웅에 대한 폭풍 칭찬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방송이 유튜브로 생중계된다는 DJ 최일구의 얘기에 최마루는 “삭발한 모습이 유튜브로 보인다고 하니 (청취자들께) 빛을 팍팍 드리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일부러 삭발을 한 것인지를 묻자 박마루는 “아니요. 제가 사실은 좀 (머리카락이) 없어서...”라고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자 설운도는 “동병상련의 비극”이라는 말로 탈모인의 아픔을 전해 웃음을 안겼다.

두 분은 대체 무슨 조합이냐는 최일구의 질문에 박마루는 “저는 후배 가수이자 신인 가수고, 히트곡이 없는 가수다. 살면서 설운도 형님께 여러 조언을 구했는데, 힘들때마다 전화를 하면 고민을 해결해주시고 지혜를 주셨다.”며 설운도가 자신의 오랜 멘토임을 고백했다.

이에 설운도는 “워낙 다방면으로 재주가 뛰어난 후배라 밥상에 숟가락 올리는 마음으로 조언만 해 줄 뿐.”이라고 설명하며 “가요계 뿐만 아니라 문화계에도 여러 문제점이 많은데 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다. (박마루같은) 후배들이 나가서 시의원도 하고 소리를 내서 이쁘다.”라며 시의원 출신인 후배 가수 박마루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한편 이날 설운도는 후배 가수 임영웅이 <미스터 트롯> 준결승에서 불러 차트 역주행에 성공한 자신의 노래 '보랏빛 엽서'를 열창하는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 뒤 임영웅을 폭풍 칭찬해 눈길을 끌었다.

“숨겨진 노래가 (임영웅 덕에) 대박이 나고, 아름다운 곡이 탄생하게 되어 너무나 행복하다”고 운을 뗀 설운도는 “원래 이찬원과 임영웅 두 후배 모두 이 노래를 부르겠다고 한번 봐달라고 해서 사전에 들었다. 이찬원 후배가 정통 트롯트 창법으로 불러서 ‘이 곡은 임영웅 씨가 하는 게 더 좋겠다’고 이야기하고 이찬원에게는 대신 ‘잃어버린 30년’을 추천했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내가 부른 대로 평범하게 부르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임영웅 씨가 1, 2절 끝나고 나서 음악이 하나도 없는데 ‘오늘도 가버린 당신의 생각에...’ 라고 읖조리는 순간 사람의 마음을 끌었다”면서 “그날 심사평을 통해 ‘난 후배에게 배웠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라고 이야기했다. 바로 이 순간 때문에 '보랏빛 엽서'가 국민들에게 사랑받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임영웅 후배를 칭찬하고 싶은 건 때가 묻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래도 세월이 가면 때가 묻어서 오버하기 쉬운데 깨끗하면서도 서정적으로 부른 게 큰 사랑을 받지 않았나 싶다”라는 말로 임영웅을 폭풍 칭찬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마루의 신곡 '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도 함께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설운도는 “따뜻한 곡이라고 생각하며 들었다. 요즘 많은 젊은이들이 극단적인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노래로 그 분들을 위로해주는 역할을 박마루 씨가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박마루는 “나는 장애를 갖고 있고, 대학교 1학년 때 어머님이 뇌출혈로 돌아가시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 사업이 망했을 때에는 운전을 할 때 누가 와서 사고를 내줬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럴 때마다 힘이 되어줬던 건 하나님과 어머니의 사랑이었다”면서 “힘들 때면 누가 내 손 한 번 잡아주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하게 된다. 힘든 분들에게 위로가 되고 싶은 마음에 가사를 썼다”며 제작 뒷이야기를 전했다.

[사진 = TBS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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