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은 누구?…아이유VS넥타, '분홍신' 표절 의혹→진실공방ing [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가수 겸 배우 아이유의 노래 '분홍신'이 재차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이 가운데 아이유 측과 독일 밴드 넥타 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21일 아이유 소속사 EDAM엔터테인먼트는 "넥타 측의 주장은 기초 사실과 명백히 다르다"며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2013년 12월 4일, 당시 아이유 소속사였던 로엔엔터테인먼트가 법무법인을 통해 넥타 측으로 발송한 이메일 일부를 공개했다.

이어 "당사는 넥타 측이 최근 다시 한번 저희 측에 메일을 보내온 사실을 확인했다"며 "중대한 사안인 만큼, 법무 검토 등의 과정을 거쳐 6월 20일 넥타 측에 이에 대한 답변을 보냈음을 확인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노든 엔터테인먼트 퍼블리싱(Nordene Entertainment Publishing)'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문을 게재했다. 노든 엔터테인먼트 퍼블리싱은 아이유의 '분홍신' 표절 원곡 의혹이 제기된 '히어스 어스(Here's Us)'를 발매한 공식 음반 출판사다.

노든 엔터테인먼트 퍼블리싱 측은 "당시 '분홍신'의 제작 책임자가 당사나 넥타에 연락해 저작권 침해 문제를 해명했다는 한국 언론의 다양한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며 "현재까지 아이유는 물론 로엔엔터테인먼트 또는 이담엔터테인먼트는 당사에 연락을 취하거나 접촉하려는 당사의 여러 시도에 응답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2013년에 이 문제를 함께 논의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모든 이메일과 연락에 답이 없었다. 이 문제에 대한 문의는 당사 기록에도 남아있다"며 "(당시 아이유의 음반을 프로듀싱한) 조영철 프로듀서의 발언에 따라 2023년 5월 28일 이담엔터테인먼트 이메일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이것 역시 지금까지 답변이 없다. 책임자들은 아티스트 및 관련된 당사자들의 피해를 방지하는 것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행동은 한국 음악 산업의 평판을 훼손시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2013년 발매된 '분홍신'의 표절 의혹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음원 공개 직후에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2009년 발매된 넥타의 '히어스 어스(Here's us)'와 멜로디 일부분이 유사하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아이유 소속사는 "'히어스 어스(Here's us)' 일부 멜로디와 '분홍신'의 두 번째 소절(B 파트)은 멜로디는 유사하게 들릴 수 있으나 두 곡의 코드 진행은 전혀 다르다"며 "'분홍신'은 b플랫 마이너 스케일의 코드 진행으로 b플랫 마이나-bm7-cm7-cm6-f7sus4-f7으로 진행되고 '히어스 어스(Here's us)'는 도미넌트 스케일의 코드 진행으로 b플랫 메이저의 원 코드 진행"이라고 의혹에 선을 그었다.

'분홍신' 표절 의혹에 많은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아이유 '분홍신'이 표절이라는 분들… 음악에는 장르와 클리셰라는 개념이 있답니다. '분홍신'이 표절이면 그 많은 스윙재즈 곡들은 거의 전곡이 서로 표절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며 설명했다.

음악평론가 배순탁은 "핫. 아이유 표절 뭔 이야긴가 했더니 이게 표절이면 존 메이어 블루스 곡은 몽땅 표절. 스윗 재즈풍 리듬 쫌 비슷한데 그런 곡 이 쪽에 무지 많다. 브라이언 셋처도 그럼 표절이겠네?"라며 "딱 들어도 코드 진행이 정말 다르구먼. 이게 영화 쪽에서는 그거랑 비슷한 거예요. 뭔 이야기만 했다 하면 스포일러병에 걸려서 따지고 보는 거"라고 말했다.

작곡가 김형석은 "비밥스윙은 빠른 템포의 곡. 그러다 보니 보편적으로 리듬의 형태가 비슷하다. 빠른 일렉트로닉 댄스곡의 리듬구성이 비슷하듯이. 그것을 표절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다. 코드웍도 다르고. 노래는 '분홍신'이 훨씬 신나고 좋은데?"라며 의견을 표했다.

이후 잠잠해졌던 '분홍신' 표절 의혹은 지난 5월 다시 불거졌다. 일반인 A씨가 아이유를 지난 8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것.

공개된 A씨의 고발장에는 "해당 곡들이 원저작물과 멜로디, 리듬, 코드진행까지 동일한 경우가 많으며, 특히 '좋은날'과 '분홍신'의 경우 일반이 듣기에도 상당한 유사성을 갖고 있다"며 "전체 음악의 분위기와 정체성을 이끌어내고, 청중으로 하여금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해당 곡의 청취 여부를 결정하는 부분인 도입부 부분의 표절이 6곡 모두 의심된다"고 적혀 있었다.

고발 대상이 된 아이유의 곡은 '분홍신', '좋은날', '삐삐', '가여워', '부(Boo)', '셀러브리티(Celebrity)' 총 6곡이다. 다만 아이유는 '셀러브리티(Celebrity)' 작곡과 '삐삐' 프로듀싱 외에는 전부 가창자로만 참여했다.

이에 소속사 EDAM엔터테인먼트는 "금일 언론 기사를 통해 표절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했다는 기사를 접했다"며 "현재 정식으로 수사기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으며 기사를 통해 고발 사실을 처음 인지했다. 언론에서 언급한 고발장 내용 또한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고, 그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작곡가 이민수 또한 "'분홍신'은 발매된 2013년 문제에 관해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반박했었고 더 이상의 견해는 무의미하여 자제해 왔다. 하지만 최근 확대, 재생산을 넘어 도를 넘는 아티스트에 대한 비난에 조심스럽게 글을 적어 남긴다"며 "'좋은 날' 그리고 '분홍신'을 작업할 때 타인의 곡을 참고하거나 염두에 두고 작업하지 않았다"고 직접 반박에 나섰다.

이처럼 '분홍신' 표절 의혹은 2013년 발매 직후부터 2023년까지 약 10년간 이어지고 있다. 아이유 측과 넥타 측 모두 팽팽하게 각자의 주장을 내세우며 맞서고 있는 상황. 진실공방까지 벌어진 가운데 어느 쪽의 이야기가 사실일지, 어떤 결론을 맞이할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