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집 ‘베란다’·당근마켓 ‘주민센터’...창의성을 부르는 회의실 작명법

[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오늘 회의는 베란다에서 할까요?” “전사 직원이 주민센터에서 논의해 보죠.”

베란다는 라이프스타일 앱 오늘의집 회의실 이름이고, 주민센터는 지역생활 플랫폼 당근마켓의 것이다.

메타(옛 페이스북)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구글의 ‘조지워싱턴 다리’, 에어비앤비의 ‘암스테르담’처럼 실리콘밸리 기업이 도입했던 창의적인 회의실 네이밍과 구조가 우리나라에서도 스타트업에서 운영되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회의실을 바꿔 이름과 공간을 창의적으로 만들면 그 공간에서 일하는 직원의 창의성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생긴 트렌드다.

이렇다보니 그저 회의실 이름만 베란다고 주민센터가 아니다. 실제 회의 공간도 문부터 베란다 샷시를 이용해 만들었고, 모두가 모일 정도의 가장 큰 대회의실을 주민센터로 부르는 식이다.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는 인테리어와 공간에 초점을 맞춘 회의실을 만들었다. 한 개 층은 고객이 생각하는 집에 대한 로망을 담아 회의실 이름을 지었다. 베란다 외에도 ‘미드 센추리 모던’, ‘내추럴’, ‘그레이&모던’, ‘블랙인더스트리얼’ 등으로 회의실 이름으로 붙이고 이름에 따른 인테리어 스타일로 구현했다.

또 다른 한 개 층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회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파인다이닝을 해야할 것만 같은 ‘홈쿡’, 차분한 분위기의 ‘서재’, 나무데크, 샷시 레일, 싱그러운 식물 등으로 꾸며진 ‘베란다’, 커피향이 나는 아늑한 ‘홈카페’ 등 일상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몸소 느껴볼 수 있다.

오늘의집 관계자는 “회의실마다 콘셉트가 확실해서 공간이 바뀔 때마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근마켓은 로컬 커뮤니티를 중시하는 서비스 성격에 맞게 가장 동네다운 이름을 회의실에 붙였다. 가장 큰 대회의실은 모두가 편하게 모일 수 있는 느낌의 ‘주민센터’다. 이밖에 ‘마을회관’, ‘뒷동산’, ‘앞집’, ‘뒷집’ 등 정감 있는 이름으로 회의실을 네이밍했다.

또한 벽 모서리에 있는 회의실은 공간의 특성을 반영해 ‘모퉁이집’이라 부른다. 회의실 사이에 끼어 있는 공간은 ‘틈새시장’이라고 부른다. 복도 공간에도 ‘은행나무길’, ‘기찻길’, ‘오솔길’ 등 이름을 붙여 회의실을 방문할 때 도로명과 회의실명으로 쉽게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컬리는 신선식품을 선보이는 마켓컬리만의 특징을 살려 회의실에 ‘방울토마토’, ‘아보카도’ 등의 이름을 붙였다. 여가 플랫폼 야놀자에서는 ‘시드니’, ‘런던’, ‘몰디브’, ‘세부’ 등 세계 여러 도시와 섬 이름을 딴 회의실로 여행 기분을 살렸다.

[오늘의집 회의실 ‘베란다’ 모습. 사진= 오늘의집]

이지혜 기자 ima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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