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들었다' 두산, 딜런 방출…"5월 중순 후보 구성" 발 빠르게 움직인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가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 각종 악재로 인해 올해 2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던 딜런 파일과 결별한다.

두산은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산은 2022시즌이 끝난 뒤 함께 동행했던 모든 외국인 선수들과 결별하고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두산이 가장 먼저 영입했던 것은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의 지명을 받고, 2020년 팀 내 유망주 랭킹 6위, 2021년 9위에 올랐던 딜런.

딜런은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102경기에 출전해 34승 29패 평균자책점 4.04, 트리플A에서는 26경기에 나서 8승 6패 평균자책점 4.57의 성적을 남긴 후 두산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두산은 "안정된 구위와 제구력을 겸비한 완성형 선발투수"라며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지만 마이너리그에서 이닝 이터 유형임을 검증한 자원"이라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두산이 기대한 모습은 볼 수는 없었다. 딜런은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라이브피칭 훈련을 진행하던 중 타구에 머리를 강타 당하는 아찔한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시즌 준비에는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심각한 부상으로 연결될 수 있었기에 두산도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2군에서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해 온 딜런은 KBO리그가 개막한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딜런의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데뷔 첫 등판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4이닝 동안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5실점(5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고, 롯데 자이언츠와 두 번째 등판에서도 5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4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 그리고 더이상 마운드에 선 딜런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팔꿈치에 통증을 느낀 딜런은 MRI 검사에서 우측 팔꿈치 내측 굴곡근 염좌 진단을 받아 지난달 18일 1군에서 말소됐고, 최근 2군에서 불펜 투구를 하던 중 이마저도 중단됐다. 지난 4일 불펜 피칭을 시작하던 중 우측 팔꿈치 굴곡근에 다시 통증을 느낀 까닭이었다.

이승엽 감독도 딜런의 복귀가 미뤄지자 교체를 암시하기도 했다. 사령탑은 지난 6일 잠실 한화전에 앞서 "딜런의 상태가 좋지 않다. 불펜 투구를 하다가 불편함을 호소했다. 일주일 휴식을 취한 뒤 캐치볼을 하고 불펜을 하는데 또 좋지가 않다고 한다. 1군에서 뛸 때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그렇게 좋은 상태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두산은 순위 싸움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결국 칼을 빼들었다. 딜런이 부상에서 돌아오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 않았기 때문. 두산은 일찍부터 교체에 대한 준비를 해둔 상황. 두산 관계자는 "5월 중순부터 후보군을 추렸다. 새 외국인 투수 영입을 조속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산 베어스 시절의 딜런 파일.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