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62승 대투수 ERA 22.64 ‘충격’…2020년에도 이러진 않았다, 원인을 찾아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경기 합계 16실점. 대투수의 역사에 이런 일은 없었다.

KIA 대투수 양현종(35)이 수상하다. 2일 부산 롯데전서 2이닝 9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2볼넷 9실점했다. 그리고 7일 광주 SSG전서 4⅓이닝 11피안타 3탈삼진 2볼넷 7실점했다. 9실점은 양현종의 역대 1경기 최다실점. 아울러 2경기 합계 16실점도 역대 최초다. 2경기 합계 평균자책점 22.64.

양현종이 근래 가장 부진했던 시즌은 미국에 도전하기 전, 마지막 시즌이던 2020년이다. 당시 31경기서 11승10패 평균자책점 4.70이었다. 특히 2020년 7월엔 5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8.63이었다. 그래도 차례대로 8실점(4⅓이닝)~4실점(5⅓이닝)~7실점(3⅓이닝)~1실점(5이닝)~3실점(6이닝).

6월에 들어오자마자 이런 일이 벌어졌다. 5월까지 개막 후 2개월간 KBO리그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대투수가 하루아침에 보통보다도 못한 투구를 했다. 뭔가 원인이 있을 것이다.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보완해야 한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2일 경기 중계 당시 양현종의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의 움직임이 평소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각이 살아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타자가 치기 좋게 들어갔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일 경기와 7일 경기 모두 평소보다 각 구종 피안타율이 높았다. 오히려 패스트볼 피안타율(0.625, 0.429)이 시즌 피안타율(0.342)보다 더 높았다.

그렇다고 김종국 감독이 양현종을 잠시 로테이션에서 빼내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이미 외국인투수 2명 모두 예상보다 불안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의리도 볼넷 이슈로 매 경기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5선발 윤영철에게 과도한 부담을 줄 수도 없다.

결국 양현종 스스로 실전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선발진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서 양현종의 난조가 충격적이긴 하다. 그러나 벌어진 일이고, 대처를 잘 하는 것도 프로의 역량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20년 7월 최악의 부진 이후 2020년 8월에 5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2.40, 9월 5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2.76으로 완벽하게 회복했다. 자체 조정능력이 있는 투수다.

김종국 감독은 지난달 말 LG와의 홈 3연전 기간에 “현종이도 이젠 나이가 있고 한 여름에는 힘들 것이다. 그래도 워낙 성실하고 루틴대로 관리하는 선수다”라고 했다. 무더워진다. 양현종도 나이를 먹으면서 체력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이번 부진이 체력과 연관이 됐는지도 밝혀낼 수 있다면 밝혀내야 한다.

일시적 난조인가, 혹시 폼 하락의 전조일까. 전자라면 양현종답게 돌아오라고 응원할 수 있다. 반면 후자라면 너무 갑작스럽다. 아직 KIA에 대투수를 대처할, 그 정도의 무게감을 가진 투수는 없다. 양현종이 기로에 섰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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