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살인 후 캐리어 끌며 '당당' 소름끼치는 발걸음

▲사진 = KBS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온라인에서 알게 돼 실제로는 처음 만난 또래 20대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이 시신을 여행용 가방인 캐리어에 담아 유기한 후 다시 끌고오며 아무렇지 않은 듯 길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1일 부산경찰청을 인용한 데일리안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피해자 A씨를 살해하고 낙동강 변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이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며 범행을 자백했다.

앞서 정유정은 '피해자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의 추궁과 가족의 설득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과외 중개 앱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정유정은 A씨와 처음 접촉할 당시 부모 행세를 하며 "중3 딸을 보낼테니 과외를 해달라"고 한 뒤 찾아갔다.

정유정은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과외를 받을 중학생인 것처럼 속여 A씨를 만났고 흉기를 휘둘러 범행을 저질렀다.

정유정은 살인을 저지른 후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택시를 타고 A씨 집에서 10km 정도 떨어진 곳인 경남 양산 낙동강 인근 숲 속에 시신을 유기했다.

공개된 CCTV에서 정유정은 시신을 유기한 후 가벼워 보이는 캐리어를 한 손에 끌며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하게 인도를 걷고 있다. 일말의 죄책감이나 두려움은 전혀 보이지 않는 빠르고 당당한 발걸음이다.

정유정의 범행은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드러났다.

경찰이 캐리어를 열었을 때 가방 안에 혈흔과 함께 A씨의 신분증이 있었다. 경찰이 A씨 집에서 나머지 시신 일부를 발견하면서 정유정은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정유정의 얼굴과 이름, 나이를 공개했다. 심의위원회는 "범죄의 중대성, 잔인성이 인정되고, 유사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 공공이익을 위한 필요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공개 이유를 밝혔다. 경찰은 2일 정유정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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