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고평가' 받을 수밖에…'WAR 2.1' 김하성 1위, 美 언론 "감사하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나머지가 얼마나 기대에 못 미쳤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은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브롱스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원정 맞대결에 3루수,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3득점 2볼넷으로 활약했다.

김하성은 1-1로 맞선 2회초 1사 주자 없는 첫 번째 타석에서 양키스 선발 게릿 콜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루 베이스를 훔치며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고, 호세 아소카의 적시타에 홈을 밟는데 성공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활약은 이어졌다. 김하성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5-8로 뒤진 7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콜을 끌어내리는 안타를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트렌트 그리샴에 다시 한번 득점을 만들어냈다. 김하성은 9회 마지막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내 '3출루' 경기를 완성, 또 득점에 성공하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유일한 아쉬움이 있다면, 팀 승리와 연이 닿지 않았다는 것.

최근 경기력이 정점을 찌르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 18일 캔자시스티 로얄스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선발로 출전한 경기에서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터뜨리며 그야말로 펄펄 날고 있다 선발로 출전한 최근 7경기에서의 성적은 8안타 1홈런 타율 0.321(28타수 9안타)을 기록 중. 올 시즌 최저였던 0.194의 타율은 0.242까지 상승했다. 시즌 초반을 제외하면 올 시즌 최고 타율.

김하성은 29일 경기가 종료된 시점을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야구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샌디에이고 소속 선수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bWAR)에서 1위(2.1)에 올랐다. 이는 선발, 불펜 등 모든 투수와 야수들을 통틀어서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를 미국 'ESPN'도 짚었다. 'ESPN'은 29일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팀으로 샌디에이고를 꼽는 과정에서 김하성을 언급했다. 'ESPN'의 준 리는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후안 소토를 영입,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금지약물 징계에서 돌아오고, 잰더 보가츠와 계약을 할 때 샌디에이고의 공격에 세계를 불태울 것이라 예상했다"고 말 문을 열었다.

이어 준 리는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그러지 못했다"며 "김하성에게 감사하는 만큼, 그가 현시점 bWAR(2.1)에서 팀의 리더를 맡고 있다는 것은 나머지 선수들이 얼마나 기대에 못 미쳤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김하성의 활약을 평가하며 이외의 선수들이 얼마나 부진하고 있는지를 짚었다.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에 앞서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을 통해 잰더 보가츠와 11년 2억 8000만 달러(약 3718억원)의 계약을 맺더니 매니 마차도와 11년 3억 5000만 달러(약 4648억원), 다르빗슈 유와 6년 1억 800만 달러(약 1434억원) 등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했다. 하지만 성과는 최악이다.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 24승 29패 승률 0.453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로 허덕이고 있다. 샌디에이고가 목표로 삼고 있는 월드시리즈 우승은 커녕 포스트시즌도 밟지 못할 위기에 처해있다. 선수들의 이름값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 수준이지만, 30개 구단 최하위권에 속한 득점권 타율 등 답답한 경기력이 이어지고 있다.

김하성의 타율(0.242)는 팀에서 5위. 김하성보다 공격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후안 소토(bWAR 2.0)와 잰더 보가츠(1.6), 타티스 주니어(1.5)도 김하성보다 아래에 있다. 김하성이 공격력뿐만이 아닌 수비에서도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샌디에이고 선수들이 소위 '돈값'을 못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ESPN'의 데이비드 쇤필드는 "샌디에이고가 올 시즌에 앞서 과대평가됐다고 생각했다"고 언급, 버스터 올니는 "칼 크로포드와 아드리안 곤잘레스를 트레이드 한 이후 서류상 괴물팀처럼 보였지만, 2011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보스턴 레드삭스가 떠오른다. 샌디에이고는 일관성이 없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몸값을 고려했을 때 김하성만이 유일하게 제 몫을 하고 있는 샌디에이고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매니 마차도, 잰더 보가츠, 다르빗슈 유.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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