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에리얼은 가상 캐릭터, 디즈니가 흑인공주 포용하는 것은 공평하다”[해외이슈](종합)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할리 베일리(23) 주연의 디즈니 실사영화 ‘인어공주’가 흑인소녀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2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11살 소녀 레아 머피는 ‘인어공주’ 할리 베일리의 모습에 용기를 얻었다.

미시간주 파밍턴힐스에 사는 머피는 호텔 체인을 소유하는 것이 꿈이며, 자신과 같은 젊은 흑인 여성을 역사적으로 배제해 온 공간에서 자신도 장벽을 깰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머피는 “영감을 얻었다”면서 “나도 할 수 있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1989년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원작에서 에리얼의 캐릭터는 백인에 곧게 뻗은 빨간 머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머피와 다른 흑인 및 갈색 소녀들이 ‘인어공주’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향할 때, 그들은 자신과 매우 흡사한 에리얼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비영리 단체인 커먼센스(Common Sense)의 연구에 따르면 미디어에서 유색인종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인종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참여한 부모들은 자녀가 미디어에 반영된 자신의 모습을 보길 원한다고 말했다.

베일리는 "아이들이 자신들이 가치 있는 존재이며 이런 공간에 있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알기를 바란다"면서 "아이들이 화면 속 나를 통해 자신을 보길 원한다. 나는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올해 초 ‘인어공주’ 예고편이 공개되자 실제 에리얼이 흑인이어야 하는지, 백인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일련의 논쟁이 폭발했다.

12명의 디즈니 공주 중 7명이 백인이다. 2009년이 되어서야 디즈니는 ‘공주와 개구리’에서 티아나와 함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에 흑인 공주를 등장시켰다. 가수 겸 배우 브랜디는 1997년 리메이크 영화에서 신데렐라 역을 맡았다. 디즈니의 다른 인종적 다양성 공주로는 뮬란, 포카혼타스, 자스민이 있다.

일부 비평가들은 트위터에서 에리얼이 덴마크 유럽 민화에 등장하는 백인 캐릭터이므로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극우 성향의 전문가 매트 월시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이 바다 깊은 곳에 산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CNN은 “이러한 비평가들이 언급하지 않은 것은 에리얼이 동화 속 가상의 캐릭터라는 사실”이라면서 “미국이 점점 더 다양해짐에 따라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이든 실사영화든 흑인 공주를 더 포용하는 것은 공평해 보인다”고 밝혔다.

롭 마샬 감독은 에리얼 역에 흑인 여배우를 캐스팅한 것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편협한 생각에 갇혀있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베니티페어와 인터뷰에서 “세상이 얼마나 분열되었는지를 볼 때 매우 시의적절하다”면서 “이 아름다운 인어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사실을 상기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인어공주’는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열풍을 예고했다. 26일 개봉한 이 영화는 28일까지 사흘간 주말 극장가에서 9,550만달러(약 1,268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개봉 첫 주말 기준으로 디즈니의 또 다른 리메이크 실사 영화인 2019년 ‘알라딘’의 9.150만달러를 넘어섰다.

디즈니는 메모리얼데이(현충일)인 29일까지 연휴 나흘간 총 흥행 수입이 1억 1,750만달러(약 1,56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어공주'는 늘 바다 너머의 세상을 꿈꾸던 모험심 가득한 인어공주 ‘에리얼’이 조난당한 ‘에릭 왕자’를 구해주며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따라 금지된 인간 세상으로 나아가는 모험을 그린 디즈니 실사 뮤지컬이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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