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급 수비→기술적인 타격" 1년 시한부 공수 맹활약, 거인을 춤추게 한다 [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심혜진 기자] 롯데 자이언츠 돌풍에는 시한부 선수가 중심이 되고 있다. 재일교포 3세 외야수 안권수(30)다.

안권수는 개막전부터 롯데의 리드오프로 나서면서 4월에만 타율 0.318(85타수 27안타) 2홈런 12타점 4도루를 기록하며 돌격대장의 임무를 다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5월에는 4월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부상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팔꿈치 통증을 안고 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안권수가 첫 달과 비교했을 때 페이스가 떨어진 이유는 팔꿈치 통증이라고 생각한다. 팔꿈치에 불편함이 있다보니 조금 타격감이 떨어질 수 있다"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비에 나갔을 때는 골드글러브급 수비를 보여주고 있고 또 적극적인 베이스 러닝을 하고 있다. 타석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는 선수다"고 치켜세웠다.

사령탑의 말대로였다. 27일 경기서 9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안권수는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공격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특히 7회초가 그랬다. 유강남의 2타점 2루타로 2-0으로 리드를 잡은 1사 2, 3루에서 바깥쪽으로 들어오는 김재웅의 직구를 건드려 유격수 옆을 스치는 쐐기 2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키움의 전진 수비를 뚫는 안타였다.

중계를 맡은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기술적인 타격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비에서는 호수비쇼를 보였다. 2회말 2사 후 이원석의 2루타성 타구를 그림 같은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며 이닝을 종료시켰다. 6회말 1사 1루에서는 이정후의 파울 타구를 몸을 날려 낚아채 선발투수 찰리 반즈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경기 후 안권수는 "팔꿈치가 좋지 않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 계속 고민했다"라면서 "최근에는 스윙을 간결하게 하고 팀 배팅과 수비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안권수는 팀내 최고의 분위기메이커이기도 하다. 그는 "개인적인 성적과 결과보다 팀이 필요할 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남은 시즌에는 내가 어떤 상황이든 팀이 필요한 야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안권수는 1년 시한부 인생이다. 국적은 한국이지만,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교포 3세 안권수는 지난 2020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전체 99번으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두산에서도 백업 외야수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팀을 떠났다.

병역법에 따라 한국에서 계속 뛰려면 2023년이 지난 뒤 현역으로 입대해야 한다. 1년 밖에 활용할 수 없었던 두산은 합의 끝에 보류 명단에서 안권수를 제외했다. 그런 그를 롯데가 1년만 같이 해보자며 러브콜을 보냈다. 그리고 기대 이상으로 리드오프와 중견수 고민을 지우고 있다.

하지만 1년 시한부인 것은 변함이 없다.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안권수가 KBO리그에서 뛰는 것도 올해가 마지막이다. 방법은 올해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해 금메달 획득으로 예술체육요원 자격을 얻는 것뿐이다.

어쩌면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는 올해 안권수는 팔꿈치 통증에도 계속 치고 달린다.

[안권수. 사진=마이데일리DB]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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