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가본 원정호텔 옥상 없어” KIA 대투수의 피·땀·눈물, 162승은 자부심이다[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전국에 안 가본 원정호텔 옥상이 없다.”

KIA 대투수 양현종의 162승이 만들어지는데, 저연차 시절의 2008~2009년이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27일 광주 LG전을 앞둔 김종국 감독도, 경기 후 만난 양현종도 그 얘기를 했다. 칸베 토시오 코치, 현재 KT 사령탑이기도 한 이강철 코치와 함께 밸런스를 다잡는 훈련을 엄청나게 했다.

양현종은 2007년 데뷔 후 2008년까지 단 1승밖에 없었다. 2009년과 2010년 12승, 16승으로 젊은 선발투수로 우뚝 섰다. 그러나 2011년부터 2013년까지 7승, 1승, 9승으로 또 좋지 않았다. 오히려 나이를 먹고 30대가 넘어서면서 대투수 반열에 오른, 전형적인 대기만성형 투수다.

프로 1~2년차 시절 양현종은 제구 기복이 있는 유망주였다. 칸베 코치와 이강철 코치는 그런 양현종의 알껍질을 깨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시켰다. 양현종이 현재 루틴으로 삼는 수건으로 하는 쉐도우 피칭도 이때 시작됐다.

양현종은 “전국에 안 가본 원정호텔 옥상이 없다. 그걸 2년 정도 하니 내 폼을 알게 됐다. 내 폼을 알고 훈련하게 됐다. 내 폼을 만들었던 시간”이라고 했다. 이러니 양현종의 많은 은사 중에서, 이강철 감독과 칸베 코치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양현종은 훗날 칸베 코치를 KIA챔피언스필드에 초청하기도 했고, 이강철 감독에겐 지금도 간혹 투구 관련 조언을 구하는 사이다. 양현종은 “내가 투수로 완성되기까지, 두 분의 영향이 컸다. 경기 전날에도 밤까지 그렇게 훈련을 했는데, 어린 나이라서 그 힘든 훈련을 받아도 힘든 줄 몰랐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어린 나이라 그럴 수 없었다”라고 했다.

원정 호텔 옥상을 떠올린 건, 경기 전후로 원정지 숙소 호텔 옥상에서 이강철 감독과 함께한 훈련을 의미한다. 그만큼 혹독했고,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양현종이 있다. 양현종은 “지금은 그때보다 훈련량이 적긴 하다. 그래도 밸런스가 안 좋을 때 한번씩 그 훈련을 한다”라고 했다.

베테랑 양현종은, 젊은 투수들에게 그 훈련을 소개하고 전도하기도 한다. 반드시 필요한 훈련이라는 생각이다. 양현종은 “어린 투수들과 함께 하기도 한다. 그 투수들을 살려주기 위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실생활에서도 몸 관리를 잘 한다. 그러나 엄청나게 타이트하지는 않다. 양현종은 “집에선 아내가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많이 배려해준다. 집에선 쉴 수 있게 해준다. 사실 술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탄산음료를 좋아하긴 한다. 먹긴 먹는데 살이 쪘다 싶으면 줄이면서 관리하고 그런다”라고 했다.

[양현종.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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