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수출 신화가 어쩌다... 선발→불펜 강등→심지어 패전조 전락 수모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KBO 리그 역수출 신화의 주인공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어느새 그의 위치는 180도 달라졌다. 크리스 플렉센(29, 시애틀)의 이야기다.

플렉센은 27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경기서 2이닝 1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플렉센은 6-10으로 끌려가던 8회초 마운드에 올라 공 1개로 맥커친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브라이언 레이놀드에게 우월 홈런을 맞았다. 4구째 빠른 볼을 통타당했다. 다행히 추가 실점은 없었다. 이후 후속 두 타자를 모두 뜬공으로 잡았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플렉센은 이날 홈런 2방을 때려낸 잭 스윈스키를 삼진 처리했고, 헤이즈 우익수 뜬공, 마카노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플렉센은 2020년 두산 시절 정규시즌에서 8승 4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으나 포스트시즌에서 '에이스'로 군림했다. 5경기(선발 4경기) 2승 평균자책점 1.91의 성적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복귀의 뒷받침이 됐다. 시즌 종료 후 시애틀과 2+1년 최대 1275만 달러(약 169억원)에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 복귀에 성공했다.

시애틀은 2021년 플렉센에게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플렉센은 179⅔이닝을 소화하면서 14승 6패 평균자책점 3.61로 KBO 역수출 신화를 썼다. 지난해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3경기(22경기 선발) 137⅔이닝 8승 9패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개막 초반 선발로테이션을 돌았지만 4월에 나온 4차례 선발 등판에서 4패를 당했다.

결국 불펜으로 강등됐다. 불펜 강등에서 끝나지 않았다. 패전 처리로 전락했다. 플렉센은 지난 23일 오클랜드와의 경기에서 팀이 11-2로 크게 이기고 있던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팀이 리드한 상황에 나왔지만 워낙 큰 점수차라 필승조라 할 수 없다. 패전조에 가깝다.

그리고 이날 패전 처리 상황에서 등판했다. 저번 등판에선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이번엔 실점했다.

마침 올해는 시애틀과 2+1년 계약이 끝나는 시즌이다. '예비 FA' 신분이지만 어느덧 패전조로 전락했다. 답답한 시즌이 아닐 수 없다.

[클리스 플렉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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