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경기 중 감독석에 앉는 선수...그것도 여유있게 '1위 LG의 분위기' [곽경훈의 현장]

[마이데일리 = 인천 곽경훈 기자] '멀티 홈런 주인공은 편하게 수비 준비해'

LG 박동원이 25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SSG의 경기에서 7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멀티 홈런을 때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박동원은 1회부터 홈런 1위 존재감을 알렸다. 2사 1,2루 상황에서 송영진의 2루 146km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때렸다.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타구라 박동원은 2루를 지나며 3루 주루코치와 2루심에세 연신 확인을 하며 그라운드를 돌았다.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도 우익수 안타를 때리고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5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5-3으로 앞선 8회초 박동원은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SSG의 바뀐 투수 문승원의 6구 140KM 슬리이더를 가볍게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멀티 홈런을 터트렸다.

7일 두산과의 잠실경기 이후 18일만의 멀티 홈런이었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박동원은 수비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염경엽 감독은 의자의 등받이가 있는 감독 의자를 내주며 여기서 수비 준비를 하라고 했다.

얼떨결에 경기중에 감독의자에 앉은 박동원은 염경엽 감독의 특급 대우에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포수 장비를 착용한 뒤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8회초 멀티 홈런을 때리는 LG 박동원.

▲8회초 솔로 홈런을 때린 뒤 감독석에서 휴식을 취하던 박동원이 취재진의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1회초 3점 홈런을 때린 뒤 더그아웃에서 수비 준비를 하는 박동원.

박동원은 2023 시즌 12개의 홈런을 때리며 2위 로하스(9개)와 노시환(9개)을 따돌리며 위풍당당한 홈런1위로 달려가고 있다.

박동원의 12개의 홈런 중 6개는 홈 구장인 잘실, 부산과 인천에서 2개, 대구와 창원에서 1개씩의 홈런을 때렸다.

경기 후 경기 후 박동원은 "기분이 너무 좋다. 어제 조금이라도 쉰 것이 도움 됐다"며 "어제도 쳤으면 좋았을 텐데 못 쳤다. 오늘 감독님이 장난으로 '주먹으로 치지 마라'고 하셨다. 그래서 타격 포인트를 조금 더 앞에 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동원은 "이적할 때는 어떻게 유강남(롯데 자이언츠)의 빈자리를 매울까 그 생각만 했다. 지금은 강남이보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우리 팀이 워낙 잘 나가고 있어서 그것에 묻혀가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 너무 좋지만, 끝까지 웃으면서 잘 끝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

[멀티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끈 박동원이 염경엽 감독의 배려로 감독석 의자에 앉아 수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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