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477억원 좌완의 5월 ERA 6.29…스멀스멀 풍기는 2022년 악몽 ‘류현진 그립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29.

기쿠치 유세이(32,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올해 대대적으로 투구 매커닉을 조정했다. 3년 3600만달러(약 477억원) 계약의 첫 시즌은 실패였다. 32경기서 6승7패 평균자책점 5.19. 부진으로 시즌 도중 선발로테이션에서 탈락한 건 굴욕이었다.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로 투구수 관리가 안 되고,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려 얻어맞는 패턴이 반복됐다. 지난 4월의 기쿠치는, 이걸 해결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기쿠치는 4월에 5경기서 4승 평균자책점 3.00이었다. 27이닝 동안 사사구는 단 6개. 피안타율은 0.240.

그런데 5월의 기쿠치는 2022시즌처럼 안정감이 떨어진다.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서 5이닝 8피안타 5탈삼진 2볼넷 5실점으로 시즌 2패(5승)를 떠안았다.

사사구는 큰 문제가 아니다. 이날 포함 5월 5경기서 24⅓이닝 동안 9개의 사사구를 기록했다. 4월보다 조금 많긴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피안타율이 0.317로 크게 올라갔다는 게 문제다. WHIP는 4월 1.11서 5월 1.68로 올랐다.

기쿠치는 1회 리드오프 마뉴엘 마곳을 1루 땅볼로 잡았으나 2구 커브가 한가운데로 몰렸다. 완더 프랑코에게 하이패스트볼을 던지다 안타를 맞았고, 헤럴드 라미레즈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슬라이더가 역시 가운데로 몰렸다. 이삭 파레디스에게 95마일 포심을 뿌렸으나 하이패스트볼이 치기 좋은 코스로 들어갔다. 테일러 월스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으나, 이 역시 한 가운데로 갔다. 매번 보더라인을 공략하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도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너무 많았다.

결국 기쿠치는 2회 선두타자 루크 레일리에게 구사한 슬라이더가 몰리면서 우월 솔로포를 맞았다. 호세 시리에게 던진 체인지업 역시 한가운데로 들어가면서 좌중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4회 마곳에게 1타점 우월 2루타를 내줄 때 역시 슬라이더가 한가운데로 몰렸다. 계속 이런 패턴이었다.

본래 기쿠치는 파이어볼러이고, 날카로운 커맨드로 승부하는 타입은 아니다. 다만, 한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이 정도로 자주 나오면 승부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기쿠치로선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선발진이 전반적으로 불안한 상황서 기쿠치의 5월 난조는 토론토에 상당히 뼈 아프다. 곧 돌아올 류현진이 그리울 수밖에 없다.

[기쿠치.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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