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무기, 사용법 알아야"…배지환의 늘어나는 주루 실수, 美 언론 따끔한 '채찍질'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스피드를 사용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은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 맞대결에 2루수,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배지환은 지난 18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을 시작으로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펼치며 0.254의 타율을 0.264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 내용을 봤을 때 배지환 입장에서는 결코 웃을 수가 없었다. 견제사와 주루사를 각각 한 차례씩 기록하며 총 두 차례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배지환의 첫 번째 실수는 3회말에 나왔다. 배지환은 0-2로 뒤진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텍사스 선발 네이선 이볼디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는데 성공했으나, 이내 견제구에 아웃 판정을 받았다. 배지환은 표정에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비디오판독을 진행했으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아쉬운 플레이는 또 있었다. 배지환은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날 두 번째 안타를 터뜨리며 멀티히트를 완성, 앤드류 맥커친의 우전 안타에 2루 베이스를 지나 3루까지 내달렸다. 하지만 이때 3루로 향하던 배지환이 다시 2루 베이스로 돌아오는 선택을 했고, 이번에도 아웃 판정을 받았다. 배지환은 손사래를 치며 억울한 감정을 드러냈으나, 결말에 변화는 없었다.

배지환은 지난 6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맞대결에서 3루 도루를 시도한 끝에 아웃 판정을 받았다. 당시 배지환의 플레이에 미국 현지 언론과 팬들은 '질타'를 쏟아냈다. 욕심이 과했다는 것. 당시의 비판들이 부담감으로 다가왔을까. 배지환은 토론토전 이후 단 한 개의 도루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고, 주루 플레이에서 실수가 드물지 않게 나오고 있다.

미국 'MLB.com'도 이를 짚었다. 매체는 배지환의 24일 경기를 두고 "최근 몇 주 동안 주루 실수가 배지환에게 더해졌다. 화요일(24일) 불안 외에도 배지환은 5번의 도루 시도 중 4번을 실패했다"며 "배지환의 열망은 도루 실패의 사례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예를 들어 지난 6일 토론토전에서 배지환은 규칙 중 하나를 어기고 무사에서 3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아웃이 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메이저리그에서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두둔했다. 'MLB.com'은 "배지환은 올 시즌 초반 베이스에서 그 누구보다 더 많은 혼란을 만들었다. 배지환은 3~4월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11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3번의 멀티도루를 기록했는데, 배지환은 틀림 없이 피츠버그에서 가장 흥분되는 선수였다. 그의 스피드는 최고의 무기다. 도루 부문에서 우연히 리그 최상위권이 아니다"라고 배지환을 감쌌다.

계속해서 'MLB.com'은 "배지환은 자신이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스피드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그는 스피드를 사용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고 발전과 성장 촉구에 대한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미국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도 마찬가지. 매체는 "배지환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선수 중 한 명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배지환의 엘리트 스피드는 피츠버그를 곤란에 빠뜨렸"며 "물론 신인인 배지환은 지난해 겨우 10경기에 뛰었던 것을 고려했을 때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며 학습을 하고 있지만,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너무 열심히 노력했다"고 전했다.

데릭 셸튼 감독은 "배지환이 가진 무기는 진짜 무기다. 하지만 함부로 사용하면 아웃이 발생한다. 조금 속도를 늦춰야 한다. 지금은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배지환이 거듭되는 실수를 줄이고, 시즌 초반의 자신감 넘쳤던 주루 플레이를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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