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2kg" 1018일 만의 선발승, 기쁜 마음은 찾아볼 수 없었다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오늘만 2kg가 빠진 거 같아요"

NC 다이노스 최성영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5차전 '낙동강 더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97구, 5피안타 5볼넷 4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시즌 2승째를 손에 넣었다.

지난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NC의 지명을 받은 최성영은 상무에 입대하기 전까지 주로 선발 투수로 뛰어왔다. 2018시즌에는 28경기 중 8경기를 선발 투수로 나섰고, 2019년에는 15차례, 2020시즌에는 14번의 등판에서 13번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상무에 입단 이후에도 줄곧 선발 투수로 경험을 쌓아오던 최성영은 개막전 로테이션의 한자리를 꿰차지 못했고, 2군에서 뛰던 중 1군 콜업의 기회가 찾아왔다. 당초 최성영은 콜업이 됐을 때 선발이 아닌 '롱릴리프' 자원으로 1군에 합류했다. 하지만 최근 '토종 에이스' 구창모가 휴식을 취하게 되면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됐다.

투구 내용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으나, 5이닝 1실점으로 결과는 매우 좋았다. 최성영은 1회 경기 시작부터 2사 만루의 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결정적인 상황에서 국해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더니, 2회 김민수-지시완-이학주로 이어지는 하위 타선을 봉쇄했다.

위기 상황은 계속해서 발생했다. 최성영은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전준우에게 안타, 안치홍에게 볼넷을 내주며 1, 2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윤동희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매듭지었고, 4회 볼넷 두 개로 자초한 위기에서도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첫 실점은 5회였다. 최성영은 2-0으로 근소하게 앞선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전준우에게 중견수 방면에 3루타를 맞으면서 1사 3루에 몰렸고, 안치홍의 아웃카운트와 1점을 맞바꿨다. 그리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치면서 승리요건을 손에 넣었고, 불펜 투수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지난 2020년 8월 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이후 무려 1018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오랜만에 선발승의 기쁨을 맛봤지만, 최성영은 아쉬움이 컸다. 그는 "오늘 불펜과 수비가 많이 도와준 덕분에 내가 무엇을 잘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롯데에 한 방이 있는 타자들이 많다 보니, 너무 힘들게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갔어야 했는데, 혼자 불리하게 가다 보니 던질 곳도 없어졌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만족스럽지 않은 투구가 구창모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부담감은 아니었을까. 최성영은 "부담은 없었다. 다만 롯데가 상위권이고 분위기가 좋다고 들었다. 나도 최근 페이스가 좋아서 자신감이 있었는데 점점 내용이 안 좋아졌다. 최대한 공격적으로 하려고 했는데, 오늘은 무언가에 씐 것 같이 안 되더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최성영은 "팀이 이긴 것에는 만족하지만 '내가 조금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보강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오늘만 2kg이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성영에게는 입단 이후 가장 많이 따라붙는 수식어가 '5선발 경쟁'이다. 이를 없애고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싶은 것이 그의 마음. 최성영은 "매번 '5선발 경쟁' 이런 식으로 나오는데, 더 자리를 잡아야 된다. 5선발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4선발, 3선발까지 가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NC 다이노스 최성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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