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적생 거포에게 3루는 허락될까…09 김상현·17 이범호 ‘우승의 추억’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09년과 2017년에 좋은 추억이 있었는데…

KIA는 이범호 타격코치가 2019시즌을 끝으로 지도자로 변신한 뒤 걸출한 3루수를 찾지 못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김태진, 류지혁 등을 활용해왔다. 좋은 선수들이고, 나름의 강점을 발휘했다. 그러나 장타력과 클러치능력이 리그 최정상급은 아니다.

이범호 코치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공수겸장 3루수였다. 20홈런 9차례, 30홈런 1차례를 쳤다. KIA는 장기적으로 포스트 이범호를 찾아야 한다. 알고 보면, KIA가 2009년과 2017년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할 때 강력한 3루수가 있었다.

2009년 김상현은 121경기서 타율 0.315 36홈런 127타점 77득점으로 그해 KBO리그를 정복했다. 이적생 신화로 불리며 MVP까지 거머쥐었다. 2017년 이범호 역시 115경기서 타율 0.272 25홈런 89타점 57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김종국 감독은 2022년에 입단한 김도영이 풀타임 3루수로 자리잡길 바랐다. 중앙내야수지만, KIA는 이미 박찬호-김선빈이라는 걸출한 주전 키스톤콤비가 있다. 김도영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중앙내야로 이동할 가능성은 있지만, 일발장타력도 갖춘 타자라는 걸 감안할 때 공수겸장 3루수로 자리잡는 것도 괜찮다. 어쩌면 김도영이 포스트 이범호의 유력후보일지도 모른다.

김도영은 신인이던 작년에는 1군의 벽을 넘지 못해 백업으로 풀타임을 뛰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에는 타격 매커니즘 수정과 함께, 작년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개막 두 번째 경기만에 발가락 부상으로 전반기를 날렸다.

결국 KIA는 다시 3루수를 찾아야 한다. 공수밸런스만 보면, 역시 작년 주전 3루수 류지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다만, 김종국 감독이 팀의 미래를 감안한다면 이적생 변우혁 카드를 꺼낼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 변우혁은 2019년 한화 1차 지명자로서, 입단 후 주 포지션이 3루다.

변우혁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서 주로 1루수로 뛰었다. 수비가 타격보다 다소 약하고, 3루에 김도영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도영이 없는 상황서 3루로 돌아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김종국 감독은 변우혁의 수비력이 그렇게 떨어지는 편도 아니라고 했다. 기본기는 괜찮다는 평가다.

김도영이 없는 건 KIA의 불운이지만, 변우혁으로선 주전 3루수로 자리잡을 절호의 기회다. KIA도 변우혁이 3루로 자리잡으면 황대인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풀타임 1루수로 쓸 수 있다. 힘 있는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다.

한 방이 있는 변우혁은 수비력을 좀 더 올리면 김상현, 이범호를 잇는 KIA 대표 3루수가 될 만한 선수다. 야구 스타일만 보면 포스트 이범호의 최적임자다. 다만, 실전서 충분히 증명해야 한다. 2일 인천 SSG전서는 홈런 포함 좋은 타격을 선보였다. 이래저래 변우혁이 야구인생에서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다.

[변우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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