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만 10kg 쉽게 증량, 아직 다 못 빼" 안재홍 밝힌 #'리바운드' #장항준 #'슬램덩크' 덕후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안재홍(36)이 '리바운드' 출연 소회를 밝혔다.

안재홍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4월 5일 영화 '리바운드' 개봉을 앞두고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 2012년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 고교농구 대회에서 기적을 써 내려갔던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감동 실화를 담았다. 장항준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각본에는 영화 '공작'·넷플릭스 '수리남'의 권성휘 작가와 넷플릭스 '킹덤'·드라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안재홍은 극 중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신임 코치로 발탁된 강양현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강양현 코치는 과거 고교농구 MVP까지 올랐지만 2부 리그를 전전하다 공익근무요원 신분으로 코치가 된 인물로, 해체 직전의 농구팀을 결승으로 이끈다.

이날 안재홍은 '리바운드' 출연에 대해 남다른 의미를 강조했다. 지난 2021년 9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장항준 감독이 차기작으로 농구를 소재로 한 작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던 바. 당시 이를 본방사수한 안재홍은 "왠지 저 역할 내가 할 거 같다"라고 예감했다는 것이다.

안재홍은 "예감 속에서, 내가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저 작품이 나한테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그랬는데 본방송을 보고 딱 3일 뒤에 진짜로 시나리오가 온 거다. 하루 만에 연락을 드렸고, 바로 며칠 뒤에 감독님을 만나 뵙고 진행하기로 성사가 됐다"라고 운명 같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더불어 그는 "'리바운드'는 스포츠 영화라는 것보다는 '농구'를 다룬다는 점이 와닿았다. 제가 시나리오를 받을 때만 해도 농구가 예전만큼 인기 있는 스포츠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 때였다. 어느 순간 추억처럼 된 스포츠라는 생각이 들더라. 예전에 다들 운동장에서 땀에 젖을 정도로 했던 스포츠였고, 저도 '슬램덩크' 만화책을 보고 자란 세대라 굉장히 열광하고 열풍을 겪었기에 더 그렇게 느껴졌다. 물론, 지금 대본을 받았다면 느낌이 또 달랐을 거다"라고 말했다.

장항준 감독과 첫 작업은 어땠을까. 안재홍은 "장항준 감독님과 이번에 처음 연이 됐다. 함께 여행을 같이 갈 정도로 정말 찐한 시간을 보냈다. 인간적으로 깊어졌다"라며 "감독님이 실제로도 그렇게 재밌으시다. 정말 방송에서의 그 모습 그대로, 현장에 유쾌한 에너지를 듬뿍 몰아주는 분이었다"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특히 안재홍은 장항준 감독에 대해 "제가 본 어른 중에서 가장 젊은 어른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감독님 뵈면서 저는 작품도 그렇지만 외적으로도, 삶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좋은 영향을 받았다"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또한 그는 "장항준 감독님은 사랑받는 지휘자 같았다"라며 "감독님은 배우들이 자기 역량을 충분히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긴장도 풀어주고 북돋워 줬다. 각자의 파트들을 다 신나게 만들어줬다. 즐길 수 있는 현장으로 완급 조율을 하시는 모습에서 지휘자처럼 보였다. 감독님이 굉장히 현명하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현장을 조율하는 능력이 많이 좋았다"라고 치켜세웠다.

대회 당시 강양현 코치와의 싱크로율을 맞추기 위해 체중을 무려 10kg이나 증량한 안재홍. 그는 "간혹 그런 분들 있지 않나. 살 찌우고 싶은데 안 찌는 분들에게 식단을 짜 줄 수 있을 정도로 저는 증량이 쉬웠다. 더군다나 요청을 받아 증량하는 건 더 기분이 좋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피자와 갈릭디핑소스로 단 시간에 살을 찌웠다. 증량은 가속도가 붙어서 10kg 찌우고 유지 개념으로 가야 하는데, 거기서 멈추는 게 어렵다"라면서 "빼는 것도 쉽지 않다. 아직 다 못 뺐다. 지금 공복 유산소를 하고 있다"라고 전해 폭소를 더했다.

안재홍은 "증량한 저를 처음 봤을 때 감독님이 굉장히 해맑게 웃어셨다. '어~?' 하시며 입꼬리가 올라가셨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강)양현 형도 놀라셨다. '경기장에서 소리지는 장면은 내가 봐도 나 같아'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형과 자주 만나고 어제도 연락을 했다. 형이 저랑 손 크기도 같고 키도 똑같고 하체도 굵고, 닮은 면이 많다"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체중 증량뿐만 아니라 그는 "대본을 받을 때가 농구 시즌이라 직관도 자주 가서 코치석을 관찰했다. 저는 SK를 응원했는데 제가 갈 때마다 다 이겼다"라면서 "제작진이 감사하게도 USB에 자료를 정리해 주셨다. 근데 너무 많았다. 30기가였다. 당시 선수들 경기 영상, 인터뷰, 사진들, 기사 스트랩이 다 들어 있었다. 보다 보니까 다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실제 영상 자체에 이들의 땀과 기운들이 담겨져 있어서, 그 마음들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강양현 코치님 스스로도 여유가 없음에도 해내고 싶으니까 과한 제스처를 취하시는데, 그런 자세들이 정말 응원해 주고 싶은 청춘처럼 느껴졌다"라고 노력을 전했다.

안재홍은 '슬램덩크'를 향한 팬심을 고백하기도. 그는 "'슬램덩크'가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쯤 완결이 나왔다. 마지막 권을 읽던 그때의 내가 아직도 너무 생생하게 떠오른다. 서태웅, 강백호의 하이파이브를 낮에 집 거실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성인이 돼서는 컬러로 나온 전권을 샀다"라고 밝혔다.

이어 "'리바운드' 촬영할 때도 부적처럼 '슬램덩크' 마지막 권을 들고 다녔다. 그때는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개봉 소식이 알려지기도 전이었는데, 환기하기 위해 만화책을 다시 봤다. 이 뜨거움을 상기하려고. 우리도 '슬램덩크'처럼 뜨거운 걸 담아내야 한다고, 선수들(출연진)에게도 강조했다. 원작 만화를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개봉하고 저도 바로 관람했다. 눈물이 나고 뜨거워지더라"라고 터놓았다.

그러면서 안재홍은 "시사회 때 처음 '리바운드'를 보는데 마지막 신에서 울컥했다. 간담회를 해야 하니까 울지는 못하고 내적 오열했다"라며 "요즘에 농구 열풍으로 한강에 빈 농구 코트가 없을 정도인데 저희 영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했다.

특히 안재홍은 "'리바운드'는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라는 차별점을 강조하며 "저도 그렇지만 우리 세대들이 지금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할 때가 너무 많다. 내일 혹은 다음 달, 몇 년 후를 위해 지금을 희생하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데 '지금을 소중하게 생각하자'라는 메시지를 던진다"라고 이야기했다.

안재홍에게도 기적 같은 순간이 있었을까. 그는 "처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GV(관객과의 대화)를 했을 때다. 영화 '1999, 면회'(2013)라는 작품으로 초청되었는데, 되게 못 잊을 순간이었다. 제 첫 장편영화 주연작이기도 하다. 그때 관객분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데, 거의 목까지 숨이 차오르는 경험을 했다. 그 시간 덕분에 '족구왕'을 만나고, 또 이 덕분에 다른 작품으로 계속 이어나갈 수 있던 시작 같은 순간이었다. 제일 기억에 남고 저한테는 기적 같다"라고 감격에 젖었다.

끝으로 안재홍은 "'리바운드'의 '농구는 멈춰도 인생은 멈추지 않는다'라는 메시지가 저한테도 좋은 자극이 됐다. 많이 배웠고 지침 같은 느낌이 되었다. 지금은 영원히 한 번밖에 없고, 인생은 계속되니까 순간을 즐기고 용기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작품이었다. 제게 큰 의미로 남았다"라고 말했다.

['리바운드' 주역 안재홍. 사진 = (주)바른손이앤에이]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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