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까기, 실책 연발'...'230억 사나이'는 1루수로 성공할 수 있을까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지난 15년 동안 리그를 대표하던 좌익수 김현수(35)가 올 시즌 1루수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LG는 올 시즌 외국인 타자로 외야수 오스틴 딘을 영입하며 박해민, 홍창기, 김현수, 문성주 등 외야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지난 시즌 주전 1루수 채은성이 FA 자격을 취득해 한화로 이적하면서 주전 1루수를 찾고 있던 염경엽 감독은 1루수 경험이 있는 김현수를 이재원과 함께 1루수로 돌릴 계획을 세웠다.

종종 1루수로 출전한 적이 있는 김현수라면 무난히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루수가 쉽지 않아 보인다.

김현수는 지난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시범경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1루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 경기를 치렀지만 실책 2개를 범하며 고개를 숙였다. 최상민의 1루 땅볼 타구를 가랑이 사이로 빠트리는 실책을 범했고, 전의산의 투수 앞 땅볼 때는 포구까지 실패했다. 26일 키움과의 경기에서도 1루수로 출전했지만 실책을 기록했고 두 경기서 3개의 실책이다.

그럴 만도 한 게 김현수는 스프링캠프에서 1루 수비를 거의 하지 않았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주전 좌익수였다. 아무리 백전노장이라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실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 35살의 김현수는 전성기에 비해 반응 속도 및 수비 범위가 좁아졌다. 지난 WBC 체코전에서 다이빙캐치에 실패한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

현대 야구에서 1루수는 예전과는 다르다. 과거 1루수는 수비 부담이 적은 포지션으로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이 공격에 전념할 수 있게 배려해 주는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현대 야구에서 1루는 3루와 버금가는 핫코너다. 강한 좌타자가 많아지면서 1루 쪽도 보는 것과는 다르게 어려운 타구가 많이 온다. 좌타자의 증가, 시프트로 인한 작전 야구가 많아지면서 결코 쉽지 않은 수비가 1루수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상의 위험이 큰 포지션이다. 1루는 다른 베이스와 달리 타자가 1루를 밟고 지나갈 수 있기 때문에 타자는 전속력으로 달려온다. 그래서 포구 과정에서 타자와 충돌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큰 부상이 자주 나온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배워야 하는 게 1루수다. 오랜 기간 국가대표 좌익수로 활동한 김현수가 1루수로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알까기를 하는 등 일책으로 고개 숙인 김현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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