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 영광을 함께했던 베테랑들의 '뜨거운 봄 배구'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문성민(36), 신영석(36), 최민호(34)는 어느덧 30대 중반에 나이로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베테랑들이다.

지금은 소속팀이 다르지만 이들은 현대캐피탈에서 우승을 함께 이룬 절친이며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들은 플레이오프 시작 전부터 서로의 몸 상태를 챙겨주고 장난치며 남다른 친분을 과시했다. 치열한 경기를 마치고 승패가 결정되었을 때도 서로 악수하며 승리한 선수를 축하하고 패배한 선수는 격려하는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

이들은 과거 현대캐피탈에서 많은 추억을 함께 했던 선수들이다. 최민호는 문성민, 신영석 보다 두 살 어린 후배지만 이들에게 배구를 배우며 성장했다. 문성민, 신영석, 최민호는 시간이 날 때 마다 배구 공부를 함께하던 열정적인 선수들이었고, 당시 현대캐피탈은 신영석, 최민호라는 자타 공인 한국 최고의 미들블로커 두 명으로 트윈타워를 구축해 통곡의 벽을 형성했었다.

그리고 문성민은 2015-2016, 2016-2017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였다. 잘 생긴 외모와 실력까지 갖춰 여성 팬들을 몰고 다니는 슈퍼스타였다.

하지만 이제 이들은 팀의 주축 선수라기보다는 후배들을 이끌고 팀을 지탱하는 베테랑이 되었다. 예전 같은 폭발력은 없지만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득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선수들이다. 특히 문성민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전광인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완벽히 메웠다. 블로킹 3점, 서브 1점 포함 18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은 무려 70%를 기록했다. 팀의 구심점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했던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의 맹활약으로 1차전을 승리할 수 있었다.

한편 현대캐피탈 문성민, 최민호와 한국전력 신영석은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 1.2차전에서 역대급 명승부를 펼쳤다. 양 팀은 1.2차전 모두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고 경기 시간이 무려 1차전 155분, 2차전 153분에 달했다. 155분과 153분은 역대 플레이오프 남자부 최다 경기 시간으로 말 그대로 혈투였다.

세 명의 베테랑들은 각자의 팀에서 맡은 바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며 배구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펼쳤다. 이제 이들에게는 마지막 3차전이 남았다. 챔피언결정전 진출 팀을 확정 짓는 3차저은 오는 28일 현대캐피탈의 홈경기장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다.

[현대캐피탈 시절 우승을 함께 했던 문성민, 신영석, 최민호가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 천안, 수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