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피홈런 ERA 16.20' 믿을맨 부진, 서튼의 '경고'…롯데 필승조 변화 생기나?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지난 2021년 20개의 홀드를 쌓으며 이의리(KIA 타이거즈)와 함께 '신인왕' 경쟁을 펼쳤던 최준용(롯데 자이언츠)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믿을맨'의 부진에 롯데 필승조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생겼다.

최준용은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데뷔 첫 시즌 31경기(29⅔이닝)에서 2패 8홀드 평균자책점 4.85로 두각을 나타내더니, 이듬해 44경기(47⅓이닝)에서 4승 2패 20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5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롯데의 핵심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시즌은 썩 좋지 않았다. 최준용은 지난해 4월 13경기에서 1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1.23으로 활약하며 '장발 클로저' 김원중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내며 고공행진했다. 그러나 5월부터 부진이 시작됐고, 68경기에 등판해 3승 4패 6홀드 14세이브 평균자책점 4.06으로 조금은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시즌을 마쳤다.

최준용은 과거 좋았을 때의 폼을 되찾기 위해 괌-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으나, 시범경기 성적에 노력의 결과가 묻어나오지 않고 있다. 최준용은 지난 18일 LG 트윈스전 첫 등판에서 1이닝 2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시범경기를 출발했다. 이후 2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으나, 이튿날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그리고 지난 2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최준용은 다시 한번 무너졌다. 1-0으로 앞선 6회초 한현희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최준용은 이닝 시작부터 노수광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후속타자 정은원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이후 채은성의 아웃카운트와 1점을 맞바꿨으나, 브라이언 오그레디에게 3구째 126km 슬라이더를 공략당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포를 허용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준용은 후속타자 노시환에게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150km 높은 직구를 공략당했고, 이 타구 또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됐다. 단숨에 4점을 헌납한 최준용은 더 이상 마운드를 지키지 못했고, 최이준에게 바통을 넘기고 교체됐다. 4실점 경기로 인해 최준용의 올해 시범경기 성적은 4경기(3⅓이닝)에서 1패 7실점(6자책) 평균자책점 16.20을 기록하게 됐다.

래리 서튼 감독은 먼저 긍정적인 요소를 짚었다. 가장 긍정적이었던 것은 최고 152km의 빠른 직구. 사령탑은 "최준용이 딜리버리의 조정을 가져갔다. 그리고 그를 통해 어제 구속이 오른 모습을 보여줬다. 변화구 또한 예전보다는 더 날카로워진 것이 25일 등판에서의 긍정적인 요소였다"고 말 문을 열었다.

문제점은 무엇일까. 서튼 감독은 "최준용은 어린 나이에 성공을 맛본 투수다. 반대로 말하면 상대팀 타자들이 최준용의 장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최준용이 그에 맞춰서 다시 조정을 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즉 과거의 좋았을 때의 모습도 좋지만, 현 상황에 맞게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최준용이 상대 타자를 마무리하는 방법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성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4월 1일이면 정규시즌이 개막한다. 최준용이 가져갈 수 있는 조정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의 부진이 이어진다면, 롯데의 필승조에는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사령탑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서튼 감독은 "불펜에서도 계속해서 경쟁이 있다고 말했던 이유다. 남은 경기에서 불펜 투수들이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그에 따라 생각도 더 많아질 것"이라며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해 롯데의 '허리' 역할을 맡았던 구승민을 제외하면 최준용과 김도규(5G ERA 6.75) 모두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개막을 앞둔 가운데 사령탑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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