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얼마나 신났을까…매년 10월에 보자” LAT 기자도 에인절스 탈출 기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타니가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은 뒤 글러브와 모자를 공중으로 던지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신났을까.”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만화 같은 투타 맹활약을 일본대표팀에서 고스란히 재현하며 일본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우승을 이끌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모범생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그런 오타니는 WBC를 치르면서 감정 표현도 비교적 솔직하게 했다. 중계방송을 보면 동료의 좋은 플레이에 덕아웃에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줬다. 결승전 마지막 순간에는 에인절스 동료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모자와 글러브를 던지며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LA타임스의 딜런 에르난데스 기자는 그런 오타니의 모습을 조금 다른 시각에서 바라봤다. 메이저리그 팬들이 오타니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매년 10월(포스트시즌)에 보고 싶어하니 오타니가 에인절스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인절스는 앞으로도 포스트시즌 컨텐더가 될 수 없다는 강력한 확신이 깔렸다.

에르난데스는 “오타니는 나머지 커리어를 포스트시즌에 가길 기대하는 프랜차이즈에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포츠에 해가 되는 것이다. 오타니가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은 뒤 글러브와 모자를 공중으로 던지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신났을까? 그가 대회 내내 웃는 모습을 보는 건 얼마나 재미있었나”라고 했다.

계속해서 에르난데스는 “매년 10월이면 된다. 메이저리그는 이 버전의 오타니를 보기 위해 다음 WBC까지 3년(차기 대회 2026년 개최)을 더 기다릴 필요가 없다”라고 했다. 오타니가 단기전서 즐거워하는 모습, 승부사로 맹활약하는 모습을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서 보여주길 바라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침체를 걱정하는 메이저리그로서도 오타니의 포스트시즌 데뷔만큼 극적인 흥미요소도 없다. 한편으로 LA 매체 기자조차 오타니의 탈출을 기원하는 건 에인절스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는 뜻이다.

에르난데스의 코멘트를 소개한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에인절스 팬 네이션 할로스 투데이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각) “아르테 모레노 에인절스 구단주와 에인절스 프런트가 그들의 슈퍼스타(오타니)가 WBC에서 모든 사람을 놀라게 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겁길 바라지만, 그것은 오타니를 위한 마지막 알람이 돼야 한다”라고 했다.

오타니와 함께 포스트시즌에 갈 자신이 없다면 빅딜을 하라는 얘기다. 모레노 구단주는 구단 매각 철회 의사를 밝힌 뒤 오타니를 붙잡을 뜻을 밝혀왔지만, 정식으로 연장계약을 제시했다는 정황은 없는 실정이다. 시즌이 개막하면 오타니의 행선지는 본격적으로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오타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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