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좇는 WBC, 전 세계적 '역대급 흥행'…대체 얼마나 인기 있었나?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2017년 이후 무려 6년 만에 열렸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인기는 단연 뜨거웠다. 축구에는 월드컵이 있다면, 야구에는 WBC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표적으로 이번 WBC의 인기는 어땠을까.

일본 경제지 '포브스 재팬'은 25일(한국시각) '2023 WBC 역대 최고 시청률, 관객수, 굿즈 판매 역대 최고'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통해 성황리에 마무리된 WBC의 뜨거웠던 여기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WBC의 열기는 어마어마했다. 2017년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열리지 않던 대회가 6년 만에 열린 것은 물론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간판타자'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을 비롯해 '만장일치 MVP' 오타니 쇼헤이 등이 총출동한 까닭이다.

특히 미국 대표팀은 이번 WBC의 흥행을 위해 정규시즌이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 선수들을 한 명씩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물론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WBC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아니었지만, 도미니카공화국과 푸에르토리코, 일본 등 각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 또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합류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총집합하는 만큼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B조 조별리그가 열린 도쿄돔의 경우 일본의 경기가 포함된 날의 티켓은 일찍부터 매진 사례를 이뤘다. 암표 또한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으로 치솟기도 했다. 그리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준결승전과 결승전의 티켓 또한 맞대결 상대가 정해지기 한참 전부터 완판될 정도였다.

일본 '포브스 재팬'은 "야구사에 새겨지는 것은 일본이 미국을 3-2로 꺾었다는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야구 자체의 세계적인 열기를 낳았다"며 "미국에서 대학 농구가 스포츠뉴스 헤드라인을 독점하고,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가 정규시즌 개막을 알리는 시기에 WBC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열기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번 WBC의 인기는 수치적으로 어떠했을까. '포브스 재팬'에 따르면 이번 WBC의 관객 동원은 130만 6414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WBC보다 무려 20%가 증가한 수치. '포브스 재팬'은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결승전은 200여개의 미디어가 몰렸고, 티켓은 3만 6058장이 매진됐다"고 설명했다.

시청률은 그야말로 상상 이상이었다. 일본과 미국은 물론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 남미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일본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이탈리아와 맞대결이 열린 8강전으로 48.7%, 오전 8시에 시작된 미국과 결승전 또한 42.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결승전 시청률이 가장 높았다. WBC의 중계권을 가진 FOX의 스포츠전문채널 FS1, FOX Deportes, FOX 스포츠의 스트리밍은 합계 시청자 평균은 520만명으로 2017년에 비해 69%가 증가했다. 그리고 오타니가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 처리하며 우승을 확정짓는 장면은 650만 6000명이 지켜봤다. 또한 대만은 시청자수는 지난 대회보다 151%가 증가, 멕시코는 103%, 캐나다는 44%, 한국 36%, 푸에르토리코가 11%의 증가폭을 보였다.

굿즈 판매량도 엄청났다. '포브스 재팬'은 "메이저리그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MLBShop.com'과 'Fanatics'를 통한 온라인 매출액이 역대 최고였던 2017년보다 149%나 웃돌며 신기록을 세웠다"며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 도쿄돔, 미국 피닉스 체이스필드,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는 매출이 2017년에 비해 100% 이상이 늘어나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전력평준화, 경우의 수,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출동 등 다양한 요소가 WBC의 인기를 드높인 요소로 손꼽히지만, '포브스 재팬'은 이번 WBC가 흥행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극적인 플레이'를 선택했다.

여전히 월드컵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러나 과거에 인기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WBC가 '야구 월드컵'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 처리하며 우승을 확정짓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역대 세 번째 WBC 우승을 차지한 일본 대표팀, 마이크 트라웃과 폴 골드슈미트 등 미국 대표팀.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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