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연도 인정한 "양아치" 김건우 "최혜정은 ♥이었다…송혜교, 리드 너무 잘해줘" (더 글로리)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김건우(31)가 '더 글로리' 출연 소회를 밝혔다.

김건우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1, 2에서 문동은(송혜교)에게 학폭(학교폭력)을 가한 손명오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바.

'더 글로리'는 학폭 피해자 문동은이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학폭 가해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앞서 이달 10일 파트2가 공개, 단 3일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1위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김건우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연극원 전체 수석으로 입학, 2017년 드라마 '쌈, 마이웨이'(2017)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라이브'(2018), '나쁜형사'(2018), '유령을 잡아라'(2019), '청춘기록'(2022)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이날 김건우는 "'더 글로리' 인기를 실감하느냐"라는 질문에 "많은 분이 알아봐주시고, 사진과 사인 요청이 많아져서 실감하고 있다"라며 "음식점에서 서비스도 많이 주신다. 주문하지 않은 음식, 메뉴판에도 없는 음식을 서비스로 주신다. 얼마 전 삼계탕 집에 갔을 때는 전복을 서비스로 받았다"라고 웃어 보였다.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을까. 김건우는 "이전에 악역을 많이 했을 땐 아버지께서 그렇게 좋아하지 않으셨다. 이제 착한 역할 좀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손명오 같은 역할은 괜찮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제가 '뭐가요' 여쭤봤더니 '드라마가 잘 돼서'라는 답을 하셨다"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더 글로리' 출연에 대해선 "제가 오디션을 제일 늦게 본 걸로 알고 있다. 오디션은 한 번만 봤다. 그때 전재준(박성훈), 하도영(정성일), 손명오 세 캐릭터의 대사를 다 읽었고 열심히 연기하고 나왔다. 당시엔 제가 명오일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웃음). 캐스팅이 된 게 실감이 안 나고 되게 얼떨떨하고 기분이 좋았다. 제가 김은숙 작가님의 작품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라고 밝혔다.

김건우는 손명오 역할에 대해 "정말 좋게 얘기하면 악행도, 좋은 일도 다 모르고 한다. 연기하는 입장에선 캐릭터의 좋은 점을 파악해서, '순수함'에 포커스를 맞췄다. '얘 바보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당하고, 뻔한 그물망에도 당하더라"라며 "명오의 행동은 네이트 디아즈 UFC 선수의 인터뷰를 많이 참고했다. 특히 상종하고 싶지 않은 느낌으로 연기하려 했다. 애드리브는 한 번도 없었다. 모든 부분이 다 시나리오에 적혀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선배 송혜교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김건우는 "선배라는 의미를 넘어서 어른 같았다"라며 "빈말이 아니라, 자기한테 중요한 신들이 있지 않나. 욕심나기 마련이고 상대방이 내가 준비한 것에 맞춰주길 바라는 부분 있을 텐데 전혀 그런 게 없었다. '편하게 하시라'라고 저한테 존댓말로 말씀하셨다. 리드를 너무 잘해주셨다. 누나와 붙는 신이 많았는데 한 번도 문제없이 수월하게 찍었다. 지금은 많이 친해져서 편하게 말을 놓는 사이다"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저도 선배가 됐을 때 후배가 있다면 오픈 마인드로 많은 부분을 열어줘서, 각자 연기를 잘하는 게 목표가 아닌 하나의 좋은 신을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려 한다"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또한 최혜정(차주영)에게 '고백 공격' 장면으로 쫄깃한 재미를 선사한 김건우. 그는 "명오의 혜정을 향한 마음은 사랑이었다. 언더그라운드의 사랑이라고 본다"라고 진지하게 바라봤다.

손명오를 더욱 입체적으로 살린 찰떡같은 열연에 김건우는 "주변에서 '상스럽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임)지연 누나도 진짜 명오 같다고, '넌 진짜 양아치 같아' 하며 지금도 저를 명오라고 부른다. 촬영이 끝난 뒤에도 명오의 '양스러움'이 남아 있어서 머리를 풀고 다니면 사람들이 저를 피했다"라고 부작용(?)을 전하기도 했다.

김건우는 "요즘 기분이 너무 좋고 감사하지만 제가 붕 뜨는 스타일은 아니다. 원래 무던한 스타일이다. 이슈되는 드라마가 있고 또 다른 드라마가 생기고, 하나의 과정이라고 본다. 이제 다음 작품이 더 중요하다"라며 "학창 시절 밴드를 할 때도 아버지가 저녁 10시에 저를 거실에 세워놓고 '노래해 봐라' 하셨다. 가수할 실력은 아니라고, 그런 엄하신 스타일이다"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그는 "이미지 고착에 대한 조바심은 없다. 역할은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선택받는 입장이라 악역도 너무 감사하다. 누군가 해야 한다면 내가 좋은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일단 지금은 주어진 것에 감사히 연기하고 있다"라면서 "'더 글로리'는 말 그대로 정말 영광스러운 작품인 동시에, 내가 이겨내야 할 타이틀이라는 생각도 든다. 다음 작품에서 명오 얘기를 들을 거 같아서 동기부여가 많이 되고, 이 역할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과제도 생겼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김건우의 영광'을 묻는 말엔 "지금 이렇게 저를 위해 다 같이 모여주시는 게 너무 신기하다. 내가 좋아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영광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원하는 일과 반대로 사는 사람도 있지 않나. 근데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니까, 이게 영광인 거 같다"라고 터놓았다.

'더 글로리' 이후 차기작으론 뮤지컬 '빠리빵집'을 확정했다. 그는 "무대에 대한 동경이 컸고, 그냥 항상 병행을 하고 싶었다. 영상에서 오는 느낌과 무대에서 오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제가 프로 무대에 서 본 적은 없지만 대학교에서 무대에 설 때 받는 라이브 한 느낌이 좋았다. 애타게 원하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가 돼서 출연하게 됐다"라고 색다른 활약을 예고했다.

['더 글로리' 손명오 역의 김건우. 사진 = 넷플릭스,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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