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WBC 결승행→마음 무거운 국민타자 "야구인으로 죄송, 실력차로 졌다" [MD수원]

[마이데일리 = 수원 심혜진 기자] 일본 대표팀이 WBC 대회 결승에 진출한 가운데 이승엽 두산 감독이 반성을 했다.

한때 국제대회에서만큼은 일본과 라이벌을 이뤘던 한국은 이번 대회서 또 한 번의 참사를 당했다. 1라운드에서 한 수 아래인 호주에 충격패를 당하면서 계획이 꼬였고, 일본에게는 4-13으로 졌다. 이후 체코와 중국을 꺾었지만 이미 늦었다. 2승 2패로 3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일본은 승승장구했다. 1라운드 5전 전승에 이어 8강 쿠바전, 4강 멕시전을 연달아 따내며 결승에 안착했다.

21일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일본의 승리가 확정되자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공교롭게도 이승엽 감독의 사전인터뷰 시간과 일본과 멕시코의 준결승전이 겹쳤고, 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이 감독은 "WBC는 매 경기 챙겨보고 있다. 일본과 멕시코 경기를 보다가 나왔다"면서 "일본이 지고 있었는데 어느새 동점이 됐더라. 단기전을 진짜 모르는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WBC에서 3번 연속 실패했다. 그런 부분이 안타깝고, 야구인으로서 팬들에게 죄송스럽다”라며 “부진이 길어지면 한국야구가 약하다는 이미지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다음 대회는 명예회복이라고 할 수 없다. 실력 차이로 진 것이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마음이 무겁고 속상하다"라고 안타까워했다.

WBC 홈런 1위 기록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은 2006 WBC에서 홈런 5개를 때려냈다. 이 기록은 17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다. 현재 미국 대표팀의 트레이 터너가 4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오는 22일 결승전에서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이 감독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마음이 무거울 뿐이다"라고 다시 한숨을 쉬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 사진=마이데일리 DB]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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