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5개월인데 '애 지워지냐'고"…20년간 시댁서 인정받지 못한 아내 [결혼지옥](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결혼 생활 내내 제대로 된 싸움조차 못 해본 소통 불능 '철벽 부부'가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 등장했다.

20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는 결혼 20년 차 '철벽 부부'가 오은영 박사를 찾아 고민을 털어놨다.

아내의 적극적인 구애로 연인이 된 부부는 결혼식 없이 혼인신고를 한 뒤 아들을 키워오고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안방, 남편은 거실에서 각자 생활하며 문자로 소통했다. 아내는 문을 걸어 잠그고 남편을 피하기까지 했다.

보험설계사 아내와 자동차 부품 회사 현장 관리직으로 있는 남편. '철벽 부부'는 맞벌이 중임에도 경제적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었다. 오래전 생긴 빚을 갚느라 매달 지인에게 부족한 생활비를 빌려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던 것.

아내의 말에 무조건 '미안하다'만 반복하는 남편은 "능력이 안 되는 남자 만나서 힘들게 살고 있잖냐. 무슨 문제가 생겨서 싸우게 되면 아내는 이혼 이야기를 한다. 상황이나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싶으니까 제가 먼저 미안하다고 한다"고 털어놨다.

한편 아내는 그동안 시댁과 왕래가 없었다며 쌓아온 서운함을 토로했다. 아내는 남편을 향해 "20년을 같이 살아도 시댁에서 우리 집에 와본 적 있나"라며 "며느리한테 욕하는 시아버지가 어디 있느냐"라고 토로했다.

또 아내는 "친정엄마 돌아가셨을 때 결혼식 안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시댁에서 아무도 오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상처가 컸다"고 제작진에게 이야기했다.

아내는 남편보다 나이가 한 살 많다는 이유로 시부모의 반대가 심했다고 했다. 임신 5개월인 아내에게 '아이 지워지냐'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

아내는 "아이를 낳았다. 친정엄마가 몸조리해준다고 와계셨다. 사돈이라고 이야기하니까 결혼식 안 올렸다고 사돈이라고 하지 말라고 하더라"라며 "아이가 4살 때 친정엄마가 돌아가셨다. 시댁에 연락했더니 '결혼식 안 올려서 가기도 그렇고 부조하기도 그렇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아내는 맏며느리로서 명절에 항상 시댁을 찾아 음식을 했지만 "시할머니가 결혼식을 안 올렸다고 밖에 나와 있으면 안 된다고 해서 방에 숨어 있었다"라고도 밝혔다.

오 박사는 "며느리로 인정 안 하고 인간적인 모욕도 있었다. 굉장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시댁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었다는 아내에게 "기본 도리를 지키려는 것 같다. 남편의 부모고 아이에게는 조부모이니 끈을 나로 인해 끊어지게 하는 건 자식한테 미안한 거다"라고 내다봤다.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 등장한 소통 불능 '철벽 부부'. 사진 = MBC 방송 화면]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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