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앙숙 대결'...승리한 이정현, 하지만 이관희가 웃었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이정현(36)과 이관희(35)는 KBL을 대표하는 '앙숙'이다. 두 선수는 연세대학교 1년 선후배지만 만나기만 하면 충돌하며 심지어 출혈까지 가는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리그에 이런 라이벌 관계가 있다는 건 농구팬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두 선수는 올 시즌도 만나기만 하면 전쟁 같은 대결을 펼쳤고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치열하게 맞붙었다.

지난 1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창원 LG의 경기가 열렸다. 1위 안양 KGC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창원 LG는 무조건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서울 삼성은 리그 최하위가 확정되었기에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경기할 필요는 없었지만 홈 팬들 앞에서 승리로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특히 이정현과 이관희는 '너에게만큼은 절대 지지 않겠다'라는 표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이정현과 이관희의 '앙숙 대결'에서는 이정현이 승리했다. 베테랑 가드 이정현은 1쿼터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며 삼성 공격을 이끌었고 15득점 3어시스트 5리바운드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반면 이관희는 2쿼터까지 슛 난조를 보이며 침묵했다. 특히 3쿼터 속공 상황에서는 이정현에게 블록슛에 당하며 고개를 떨궜다. 블록슛 이후 그는 바로 교체되었고 벤치에서 고개를 떨군 채 분한 마음을 달랬다. 4쿼터에 다시 투입되었지만 경기 종료 1분 40여 초를 남기로 5반칙 퇴장을 당했다.

이관희가 빠지자 이정현은 보란 듯이 활약을 이어갔다. 박빙의 승부에서 과감한 클러치 점프슛으로 삼성 승리 가능성을 높였고 이런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보던 이관희는 좌절했다. 하지만 이관희가 빠진 LG는 이재도가 있었다. LG는 이재도의 레이업슛으로 1점 차 추격에 성공했고 종료 0.3초 전에는 삼성 모스의 파울을 유도하며 자유투를 얻었다. 이재도가 침착하게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77-76 짜릿한 역전승을 이뤄냈다.

'앙숙 대결'에서 필드골 성공률 25%에 그치며 9득점에 머물렀던 이관희. 심지어 5반칙 퇴장까지 당했지만 팀의 역전승에 마지막에 코트에서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반면 이정현은 이관희 상대로는 승리했지만 팀의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올 시즌 마지막 '앙숙 대결'에서 치열하게 대결한 이정현과 이관희.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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