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최강 사이드암의 후계자인데…봉중근 갑툭튀, 109SV 클로저 '소환'[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얘는 도루를 안 내줄 것이다.”

LG 염경엽 감독은 KBO 기술위원장 시절이던 작년에 이어, 현 시점에도 신인 사이드암 박명근에게 꽂힌 상태다.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 데려가 집중 지도했고, 시범경기서도 활용 중이다. 박명근은 20일 광주 KIA전서 선발 등판, 3⅔이닝 5피안타 1탈삼진 2사사구 2실점했다.

박명근은 신장이 174cm지만, 학창 시절 야구를 잘 배웠다는 평가다. 포심, 슬라이더, 커브 등을 구사하며 안정적인 커맨드를 보여준다. 고속 사이드암 정우영처럼 투심을 구사하지 못하지만, 자신만의 장점이 확고하다.

그런 박명근의 또 다른 장점은 슬라이드 스텝이다. 염경엽 감독은 20일 KIA전을 앞두고 “유주자 시 빠르면 0.98초”라고 했다. 대단히 빠른 것이다. 아예 1루 주자가 2루로 못 뛰는 수준이다. 염 감독은 “타자들이 타이밍 싸움에서 당황할 정도”라고 했다.

워낙 투구하는 시간이 짧아 타자는 타이밍을 못 맞추고, 주자도 쉽게 못 뛴다는 의미다. 염 감독은 “그 타임 안에 자신의 공을 던진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자신의 방어율을 0.5에서 1 정도 떨어뜨릴 수 있다. 얘는 도루를 안 내줄 것이다. (주자견제 및 도루저지능력이 좋은) 박동원이 앉아있으면 1년에 1~2개 줄까 말까 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LG에서 109세이브를 따낸 대표적 레전드 클로저 봉중근을 소환했다. 염 감독은 “한 시즌 30번 선발로 나가서 도루 30개를 내주는 투수와 3개밖에 안 내주는 투수는 다르다. 봉중근도 홀딩 능력이 없었다면 방어율 4점대가 넘어갔을 수 있다”라고 했다.

봉중근은 현역 시절 주자견제와 수비능력이 탁월했다. 1루 주자의 2루 도루를 봉쇄했고, 인플레이 타구를 잡으면 2루 혹은 3루로 가는 선행주자를 아웃시키는 능력이 우수했다. 염 감독은 봉중근이 이런 능력을 앞세워 평균자책점 관리를 잘 했다고 회상했다. 봉중근의 통산 평균자책점은 3.41이었다.

염 감독은 “투수들이 꼭 안 맞아서 방어율을 낮추려고 하는데, 홀딩, 견제, 번트 수비로도 방어율을 0.5에서 1 정도 낮출 수 있다. 이게 되는 투수와 안 되는 투수는 큰 차이가 난다. 3점대 방어율을 하는 투수는 이게 잘 된다”라고 했다.

박명근의 수비력은 아직 검증이 안 됐다. 그러나 주자견제 능력이 있고 커맨드가 안정적이니 매 시즌 3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을 능력이 있다고 본 상태다. 이날 선발투수로 내세운 건 박명근의 가능성, 한계를 설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염 감독은 “3점대 방어율을 찍을 수 있는 투수는, 감독과 투수코치로선 계산이 된다. 계산이 되는 건 감독에게 엄청 중요하다. 경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제 남은 건 실전의 퍼포먼스다. 아직 뚜껑은 열리지 않았다.

[박명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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