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플레이어” 이승엽의 남자, 역시 4번타자…224홈런 관록 믿는다[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타격에선 키 플레이어다. 김재환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두산의 팀 타격, 팀 홈런이 높아질 것 같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수 차례 이 얘기를 했다. 18일 시범경기 광주 KIA전을 앞두고서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수년간 빠져나간 타자가 많았고, 결국 4번이자 간판타자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그런 김재환은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 시즌을 독하게 준비 중이다. 작년 가을 이승엽 감독 취임식 당시, 구단 유튜브에 공개된 이 감독과 김재환의 대화가 큰 화제가 됐다. 김재환의 솔직한 타격 고민에 이 감독의 진솔한 상담이 두산 팬들을 들었다 놨다.

이후 김재환은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고토 고지 타격코치와 많은 땀을 흘렸다는 게 이 감독 설명이다. 스프링캠프 입국장에서도 이 얘기를 하면서 “내가 끼어들 시간이 없었다”라고 했다. 김재환은 올 시즌 타격 리듬, 밸런스에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시범경기 개막 이후 타석에 많이 서지 않았다. 목이 조금 올라왔다. 캠프부터 스스로 문제점을 알고 노력해왔다. 원래 연습량이 많은 선수더라. 개선해나가려는 모습이 보이고, 지금도 그 과정이다. 완벽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빨리 경기감각을 올려야 한다. 중요한 건 개막전이다”라고 했다.

이날 전까지 3경기서 6타수 무안타. 이 감독은 “시범경기에는 이것저것 테스트를 하는 것 같더라. 생각이 바뀐 부분이 있던데,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쨌든 타격에선 키 플레이어다. 김재환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두산의 팀 타격, 팀 홈런이 높아질 것 같다”라고 했다.

김재환은 이날 첫 번째, 두 번째 타석에서 KIA 선발투수 아도니스 메디나를 상대로 잇따라 안타를 뽑아냈다. 1회에는 선제 1타점 중전적시타였고, 3회에는 우중간안타였다. 힘 들지 않고 가볍게 방망이를 돌렸다. 둘 다 잘 맞은 타구였다.

김재환은 개인통산 224홈런을 기록 중인,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타자다. 35세로 아직 타격 그래프가 급격히 꺾일 시점도 아니다. 김재환이 살면 두산이 살고, 두산이 살면 감독 이승엽도 산다. 이 감독이 직접 김재환에게 타격지도를 한다면, 어쩌면 그게 가장 안 좋은 상황일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서 이 감독은 김재환의 부활을 조용히 응원하고 있다.

[김재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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