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임지연 "연진아, 용서는 없어"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연진아, 용서는 없어" (임지연)

배우 임지연(32)이 '더 글로리'에서 맡은 박연진 캐릭터를 떠나보내며, 메시지를 남겼다.

임지연은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1, 파트2에서 기상캐스터 박연진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바.

'더 글로리'는 학폭(학교 폭력) 피해자 문동은(송혜교)이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학폭 가해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앞서 10일 파트2가 공개, 단 3일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1위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임지연은 박연진으로 완벽 변신, '더 글로리'의 인기 상승세를 견인했다. 데뷔 첫 악역 도전임에도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남다른 표현력으로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박연진은 부유한 환경에 뛰어난 미모, 해맑게 악랄한 성격까지 태어난 순간부터 모든 것을 발아래에 두고 어둠이 찾아오지 않는 '백야'와 같은 삶을 살아왔으며 동은에게 가혹한 폭력을 행사한 주동자다.

이날 임지연은 박연진 캐릭터에 대해 "처음엔 다양한 방향으로 접근했다. 아무 감정 없는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 느낌으로 해보기도 하고 최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내려고 하다가 결국에 만나게 된 건 '그냥 진짜 나만 할 수 있는, 임지연만 할 수 있는 걸 만들어보자'였다. 내 목소리, 내가 갖고 있는 표정으로"라고 말했다.

이어 "김은숙 작가님이 첫 미팅 때 '연진에게 어떤 미화도 서사도 부여하지 않을 거야'라는 말씀을 하셨다. 저도 무조건 그 말에 동의했다. 결코 나중에 용서 받고 뭔가 달라지고, 그렇지 않은 악역이 되고 싶었다. 세상 사람들이 끝까지 절 미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라고 전했다.

임지연은 "대본을 읽을 때도 박연진은 제가 봐도 '이런 애가 있나? 이럴 수 있나?' 싶었다. 다른 가해자 역할을 맡은 배우들마저도 제게 '연진이 너무한 거 아니냐' 그러더라. 지들도 나쁘면서(웃음). 그만큼 연진은 악행 최고봉이었다. 연진이 이러는 건 정신적 문제가 있어서? 그렇게 자랐어서?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라서? 다 아니다. 그냥 나쁜 짓이라는 걸 모르는 거다. 그래서 피해자에 대한 공감도, 죄책감도 아예 못 느낀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연진 입장에선 나중에 미안한 것도 없고 용서를 구한다는 건 더 있을 수 없는 일인 거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연진의 대사를 내뱉는 제 말에 힘이 생기더라"라고 싱크로율 100% 열연의 비결을 엿보게 했다.

악역 연기의 부작용(?)을 토로하기도. 그는 "감정신이 몰려 있는 날이면, 하루 종일 그 성질머리로 지내다 보니 저도 예민해졌다. 집에 오면 세상이 다 짜증 나는 느낌이고 너무 화나고 미간에 주름도 생겨 있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저 다음에는 진짜 착한 역할 할 거다' 그 얘기를 많이 했었다"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진의 최후에 대해선 어떤 생각일까. 임지연은 "연진에겐 최고의 벌이라고 본다. 연진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보다 더한 최고의 벌을 받지 않았나 싶다"라며 "마지막 장면은 대본이 나온 순간부터 몇 달을 준비한 신이었다. 연기한 배우로서는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감옥 장면을 찍을 때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저도 모르게 연진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있었나 보다. 그동안 악행의 느낌과는 또 다른 느낌이라, 많이 무너지고 울기도 했다. 감독님이 잘 도와주고 살려주셔서 원했던 만큼 잘 나온 것 같다"라고 터놓았다.

끝으로 임지연은 "연진아, 용서는 없어. 평생 죗값 치르고 네가 한 일에 대해 후회하고, 반성하길 바랄게"라는 한마디를 던졌다.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 역의 송혜교 학폭 가해자 박연진을 연기한 임지연. 사진 = 넷플릭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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