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없는 A매치, 슈틸리케 사례는 없다'...축구협회 "2월 안에 새 감독 선임할 것"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이 속도를 못 내고 있다. 때문에‘감독 없이’ A매치를 치를 가능성도 남아있다.

대표팀은 오는 3월 24일과 28일에 각각 울산과 서울에서 친선 A매치를 치른다. 첫 경기 상대는 콜롬비아이며, 두 번째 경기 상대는 우루과이다. 두 팀 모두 남미 강호로 불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와 16위 팀이다.

첫 경기까지 약 5주 남았다. 새 감독이 선수들을 살펴보고, 엔트리를 작성하고, 발을 맞춰 훈련하려면 분주하게 움직여야 한다. 기존 감독이라면 쌓아둔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교적 쉽게 경기를 준비할 테지만 새 감독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더군다나 새 감독이 외국인이라면 준비 시간이 몇 배 이상 들어가는 작업이다.

축구계 관계자는 “유럽축구 시즌이 끝나지 않아 시기적으로 새 감독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3월 A매치에 반드시 대표팀 감독이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국제대회가 아닌 친선 A매치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대표팀 감독 선임이 늦어져 임시 감독이 친선전을 지휘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사례가 있다. 2014년 6월에 열린 브라질 월드컵 직후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는 새 감독을 찾아나섰다. 9월 5일과 8일에 각각 베네수엘라전, 우루과이전 일정을 잡았는데도 8월까지 새 감독이 확정되지 않았다. 감독 선임 작업은 2개월 이상 소요됐다.

축구협회는 9월 5일에 독일 출신 지도자 울리 슈틸리케를 새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루과이전 당일인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날 오후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곧바로 우루와이전 개최지인 고양종합운동장으로 이동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앉은 자리는 벤치가 아닌 VIP석. 이곳에서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을 비롯해 협회 고위 임원들과 한국-우루과이 경기를 지켜봤다. 하프타임에는 그라운드로 내려와 마이크를 잡고 한국 팬들과 첫인사를 나눴다.

그렇다면 벤치엔 누가 앉았을까. 이전까지 대표팀과 연이 없던 신태용 감독이 급하게 소방수로 부임했다. 신 감독은 9월 A매치만 임시로 대표팀 감독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벤치에 앉았다. 그 옆에는 박건하, 김봉수 코치가 함께했다.

신 감독은 “대표팀은 오고 싶다고 해서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새로 오실 외국인 감독을 모시고 조금이나마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감독은 9월에 열린 2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슈틸리케 감독의 수석코치로 합류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선을 그었다. 축구협회는 슈틸리케 사례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새 감독 후보군과 협상하고 있다. 늦어도 2월 안에 새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들려줬다. 2월은 보름도 남지 않았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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