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도 아니고…" 14년 만의 WBC 참가, 美·日 189승 투수의 '소신발언'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일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최연장자인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과도한 관심에 속내를 털어놨다.

일본 '풀카운트'는 5일(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팬 페스트에 참가한 다르빗슈의 인터뷰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다르빗슈는 WBC 대표팀을 향한 관심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다르빗슈는 지난 2005년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데뷔 일본프로야구 통산 7시즌 동안 167경기에 출전해 93승 38패 1홀드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한 뒤 빅리그의 문을 두들겼다. 그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LA 다저스, 시카고 컵스를 거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며 10시즌 동안 95승 75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 중이다.

다르빗슈는 니혼햄 시절에는 2008 베이징올림픽을 시작으로 2009 WBC까지 국제대회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일본 대표팀으로 출전하지 않았다.

오는 3월 열리는 WBC의 우승을 노리는 쿠리야마 히데키 WBC 감독은 지난 시즌 중 미국을 방문해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특히 쿠리야마 감독은 국제대회 참가에 소극적이었던 다르빗슈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14년 만에 대표팀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내에서는 이번 WBC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다르빗슈를 비롯해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메이저리거와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 '56홈런'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 '퍼펙트게임' 사사키 로키(치바롯데 마린스) 등이 합류하면서 역대 최강의 전력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풀카운트'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팬 페스트에 참석한 다르빗슈는 "그들이 언제 (대표팀에) 합류할지 모르겠지만, 오타니뿐만 아니라 사사키 등 함께 뛴 경험이 없는 선수가 많다. 모두가 함께 뛸 수 있는 것에 기쁘다"고 대표팀 합류 소감을 밝혔다.

다르빗슈는 다른 메이저리거와 달리 미야자키에서 시작되는 일본 대표팀 캠프 첫날부터 합류한다. 다르빗슈는 "나로서는 어려운 결단이 아니었다. 샌디에이고 구단이 허락해 주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다르빗슈는 오랜만의 대표팀 참석에 기쁜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언론과 팬들의 과도한 관심에 대한 부담감도 감추지 못했다. 다르빗슈는 "의욕이 너무 과하다"며 "전쟁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다르빗슈는 "우리는 좋아하는 야구를 하고, 이기기 위한 일본 선수들 중 최고의 선수들이다. 올스타 중의 올스타라고 생각한다"며 "걱정하고, 몸이 굳어져 미국에 진다고 하더라도, 일본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마인드로 뛰고 싶지 않다. (선수들도)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르빗슈 유.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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