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번쩍' 전광인을 깨운 오레올의 '충격 요법'...외국인선수가 보여준 리더십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현대캐피탈 아웃사이더 히터 전광인은 V리그에서 손꼽히는 공수겸장 선수다. 창과 방패를 모두 갖춘 그는 그동안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주축 공격수로 맹활약해왔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기복 있는 플레이가 문제가 되고 있다. 어느덧 한국 나이로 33세가 된 그는 예전에 비해 공격 타점이 낮아졌고 리시브가 흔들리는 모습도 보여준다.

현대캐피탈에는 허수봉, 오레올과 같은 뛰어난 공격수들이 있기에 예전보다 공격 부담이 줄어들긴 했지만 팀의 목표인 우승 탈환을 위해서는 전광인의 꾸준한 활약이 중요하다.

현대캐피탈은 현재 리그 2위(15승 9패 승점 46)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4라운드까지 경기를 지켜보면 허무하게 경기를 내주는 경기가 종종 있었다. 만약 전광인이 기복 없이 꾸준히 활약했다면 1위 대한항공(19승 5패 승점 55)과의 승점을 좁히고 접전을 벌이고 있을 수도 있었다.

지난 26일 경기도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OK금융그룹과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흔들리던 전광인을 잡아준 선수가 있다. 바로 오레올 까메호다. 오레올은 1세트 중반 전광인에게 정신이 번쩍 들 정도의 강한 스킨십으로 동료 선수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전광인의 리시브가 계속해서 흔들리자 그의 얼굴을 손으로 꽉 쥐며 파이팅을 외쳤고 전광인은 깜짝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

오레올의 강력한 스킨십 뒤 전광인의 리시브는 달라졌고 공격까지 살아났다. 오픈 공격과 후위공격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전광인은 3세트 24-20에서 서브 에이스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팀을 이끈 오레올은 18점에 공격 성공률 53.33%로 전성기 못지않는 실력을 뽐냈고 현대캐피탈은 허수봉(8점), 전광인(7점), 최민호(6점)까지 고른 득점에 성공하며 세트스코어 3-0(25-20, 25-20, 25-20) 완승을 거뒀다.

한편 오레올은 2015-2016시즌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18연승을 이끌며 초보 감독 최태웅 감독에게 감독 데뷔 시즌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큰 선물을 안긴 선수다. 당시 최태웅 감독이 추구하는 스피드배구를 완벽히 이해했고 실행했던 선수다. 하지만 지금은 36세의 베테랑으로 전성기에 보여줬던 빠른 배구는 힘들지만 결정적일 때 득점하는 승부사다운 모습과 코트에서 보여주는 리더십으로 최태웅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다.

[오레올은 외국인 선수지만 코트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현대캐피탈을 이끌고 있다. 사진 = 안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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