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오면 다 잘 돼" 준우승 사령탑 격려…마음 다 잡은 '이적생' 파이어볼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키움에 오면 다 잘 된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20일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롯데 자이언츠와 3+1년 최대 40억원의 계약을 맺은 한현희의 보상선수로 이강준을 지명했다.

이강준은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33순번으로 KT 위즈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1군 통산 성적은 32경기에서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9.51에 불과하지만, 2군에서는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76경기에서 5승 4패 1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4.40을 기록 중이다.

이강준은 '미완의 대기'로 불린다. KT 시절에는 이강철 감독이 그를 아꼈고, 롯데는 오윤석과 김준태까지 즉시 전력으로 활용이 가능한 두 명의 선수를 내주면서까지 이강준을 데려오기 위해 애썼다. 그만큼 가진 잠재력이 뛰어난 투수. 단 '제구력만 안정이 된다면'이라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바탕으로 1군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평가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보상선수로 이강준을 지명하는데, 불과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고형욱 단장은 "명단을 받은 후 결정을 내리는데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이강준은 제구를 잡을 수 있는 선수다. 볼 끝의 힘과 무브먼트가 상당하다. 체력이 상당히 좋고, 볼을 던지는 요령을 안다. 멘탈이 강해지고, 경험만 쌓는다면 크게 성장할 선수"라고 칭찬했다.

최근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이강준은 마치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담담했다. 이강준은 "지명 소식을 접하고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유강남의 영입으로) LG 트윈스에서 보상 선수를 지명할 때 '내가 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었고, 이번에도 내가 갈 것이라고 예상을 했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강준은 지난 20일 이른 아침 롯데의 스프링캠프 합류를 위해 괌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괌에 도착한 직후 보상선수 지명 소식을 접했고, 이튿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그는 "괌에 도착해서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동료들과 식사 주문을 했는데 연락을 받았다"고 말 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이강준은 "다 같이 밥을 먹고 있었는데 나를 제외한 모두가 당황하더라. 그 자리에서 작별 인사를 나누게 됐다"며 "당시 (구)승민이 형과 (이)인복이 형이 없었는데, 한국에서 도착한 뒤 연락이 왔더라. 형들께서 '그동안 고생했다. 키움에서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줬다"고 덧붙였다.

팀을 옮기게 된 아쉬움은 분명하지만, 키움에서 깊게 고민하지 않고 뽑아준 것에 대한 고마움도 있었다. 이강준은 "키움에서 고민하지 않고 뽑아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 반면 많은 기대를 받고 롯데에서 1년 6개월간 몸을 담았는데, 팬분들의 사랑에 비해 성적을 내지 못해서 아쉽고 죄송하다. 키움에서는 잘하는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롯데에서는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이강준은 키움에서는 캠프를 떠나지 않는다. 오는 5월 입대를 앞둔 만큼 국내에서 몸을 만들고 그동안 부족했던 것을 보완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 그는 "물론 캠프를 가면 좋았겠지만, 5월 상무 입대가 예정돼 있다"며 "제2 구종을 비롯해 2025시즌을 위해서 보완해야 할 부분을 지금부터 만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형욱 단장님은 고교 시절 8이닝 노히트를 했을 때나 투구 내용이 좋았을 때 내 경기를 많이 보러 왔다고 들었다. 홍원기 감독님께서 '키움에 오면 다 잘 된다. 상무 입대 잘 준비하고, 2025시즌에는 함께 잘해보자'고 하셨다"며 "기대를 갖고 뽑아주신 만큼 2025년에는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 이강준.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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