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마담’ 양자경, ‘에브리씽’으로 亞 최초 오스카 여우주연상 거머쥘까[해외이슈]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양자경(60)은 1980년대 ‘예스마담’ 시리즈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당시 한국에선 성룡, 홍금보, 원표 삼총사의 액션영화가 유행이었다. 어느날 홀연히 나타난 양자경은 우아하면서도 파워풀한 액션으로 스크린을 장악했다. 여성 액션도 충분히 흥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영국 왕립무용학교에서 발레 배워

말레이시아 출신 양자경은 어린 시절 영국으로 건너가 왕립무용학교에서 발레를 배웠다. 그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액션의 기본은 발레였다. ‘예스마담’ 시리즈로 잘 나갔던 그는 1987년 결혼한 뒤 활동이 잠잠했다. 이혼 후 복귀작으로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3’(1992)에 출연하며 명성을 입증했다.

1997년에는 ‘007 네버다이’에서 본드걸로 활약하며 할리우드에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2000년 ‘와호장룡’은 양자경의 진가를 전 세계에 떨친 작품이다. 강인하면서도 아름다운 액션, 주윤발과의 멜로연기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할리우드 진출 이후 여종업원 역할만 제안받아

2000년대에 접어들어 그는 본격적으로 할리우드에 도전했다. 2006년 롭 마샬 감독의 ‘게이샤의 추억’, 2008년 롭 코헨 감독의 ‘미이라3:황제의 무덤’ 등 블록버스터에 출연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양자경은 과거 인터뷰에서 “처음 할리우드에서 활동할 때, 아시아계 배우로서 맡을 역할이 없어 어려웠다. 아시아 여배우에게 주어지는 배역은 차이나타운의 여종업원 또는 매춘부가 전부였다"고 고백했다.

이후 ‘가오갤2’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 이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할리우드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에브리씽은 미국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던 ‘에블린(양자경 분)’이 어느 날 자신이 멀티버스를 통해 세상을 구원할 주인공임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리천장 깨고 싶어

실제 아시아계 출신으로 이민자의 아픔을 잘 알고 있는데다 멀티버스 속에서 무술 능력까지 발휘하는 에블린은 양자경에게 적역이었다. 그는 이 영화로 세계 유수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고 결국 골든글로브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제 오스카만 남은 상황이다. 그는 1935년 메를 오베론에 이어 아시아계 배우로는 두 번째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양자경은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유리천장을 어서 깨버렸으면 좋겠다”면서 “‘에브리씽’을 통해 서로에게 공감을 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평행우주가 아니라 업보와 환생을 믿는다

그는 최근 W메거진과 인터뷰에서 “다중우주를 믿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나는 불교신자다. 업보와 환생을 믿는다”고 말했다. 만약 그가 이번에 오스카 수상에 실패하더라도, 다음 생애에 영화배우로 태어나서 수상하지 않을까.

한편 ‘에브리씽’은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 여우조연, 남우조연상을 포함해 모두 11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번 시상식은 지미 키멜이 2017년, 2018년에 이어 세 번째 사회를 맡는다. 제95회 오스카상은 2023년 3월 12일 오베이션 할리우드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다. ABC를 통해 생중계된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워터홀컴퍼니]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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