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6일 IBK-페퍼전 3세트에 '연습용 공' 사용 '파문'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아마추어도 아닌 프로배구 정규 리그 경기에서 ‘연습공’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프로배구팬이라고 밝힌 마이데일리 독자는 지난 26일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IBK기업은행과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 도중 경기위원이 승인하지 않은 공이 사용됐다고 전해왔다.

이날 경기는 세트 스코어 3-0(25-16, 25-19, 25-17)으로 IBK기업은행이 승리했다.

IBK최정민 서브때 연습용 사용 확인

경기 감독위원이 승인하지 않은 연습 볼이 몇세트부터 사용된 지는 확인을 할 수 없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당시 경기중계 화면을 돌려보면서 확인해야할 사안이다.

제보에 따르면 3세트 IBK 기업은행이 17-12로 앞선 상황에서 확실하게 연습공이 사용됐다. IBK 기업은행 최정민이 서브를 넣을 때이다.

중계화면 영상을 보면 최정민이 서브를 넣기 위해 공을 잡고 있는데 공에는 ‘연습용’이라고 적힌 글자가 또렷이 보인다. 경기에 사용할 수 없는 공을 최정민이 서브를 넣었고 경기는 진행됐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이공이 언제부터 사용됐고 언제까지 사용된 지는 알 수 없다. 경기에 사용할 수 없는 ‘연습용’이었다는 점은 명확한 사실이다.

경기 공인구는 5개만 사용가능...경기위원과 부심이 관리

모든 경기에는 5개의 승인된 공만 사용한다. 경기전 경기위원이 심판이 가져온 공 5개에 사인을 한다. 주로 공기주입구에 사인을 한다.

그리고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한 개의 예비공을 두고 있다. 이 공은 기록석 근처에 둔다.

이렇게 경기위원의 사인이 없는 공을 사용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눈으로도 확인 가능한 ‘연습용’이라는 글자가 적힌 공을 경기위원과 부심이 보지 못했다는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언제 어떤 루트를 통해서 선수들이 워밍업 시간에 사용하는 공이 정식 경기 도중 제공된 것인지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경기중 공인구는 코트 귀퉁이 4곳과 네트 지주 뒤 각각 1명 등 총 6명이 5개의 공을 갖고 있다. 이를 부심이 감독 한다. 볼보이는 서브를 넣는 선수에게 즉각 공을 굴려주는 역할을 한다.

공인구는 경기 시작전에는 경기위원 옆에 놓아둔다. 지난 29일 열린 V리그 올스타전때도 경기위원이 감독할 수 있도록 옆에 놓여져 있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지난 2019년에도 있을 뻔 했다. 2019년 12월 6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OK저축은행의 맞대결에서다.

대한항공 세터 유광우가 2세트 5-7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서브를 넣으려고 하다 공이 이상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알고보니 경기에 사용된 공 2개의 색깔이 달랐기 때문이다.

결국 KOVO는 경기구 관리 소홀과 당일 이를 확인하지 않은 심판과 경기위원에 대한 징계를 내렸다.

참고로 지난 26일의 경기위원은 이경석, 심판위원 이주필, 주심 성해연, 부심 남영수였다.

경기위원의 승인을 받지 않은 공을 사용했을 경우, 원래는 사용 즉시 공을 빼고 경기를 재개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IBK기업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는 아무도 모른 채 경기가 끝이 났다. 전세계적으로도 보기드문 사례이다. 재경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배구 관계자들의 셜명이다.

올림픽에서 심판의 규칙 잘못 적용으로 인해 승부가 뒤바뀌었지만 재경기는 없었다고 한다. 다만 당시 심판은 영구자격박탈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고 한다.

따라서 전대미문의 사고를 친 당일 경기위원과 심판진에 대한 징계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연습용 부정공으로 서브를 준비중인 최정민. 올스타전에서도 5개의 공인구가 경기위원 옆에 놓여있다. 워밍업때 사용하는 연습용 배구공. 사진=KBS N 중계화면 캡쳐, 인천=곽경훈 기자]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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