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도, SD 만큼 경쟁은"…끝없는 트레이드설, 김하성 직접 입열었다

[마이데일리 = 역삼동 박승환 기자] "우리만큼 경쟁이 치열한 팀은 없다"

2020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김하성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약 483억원)의 대형 계약을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었다. KBO리그에서 7시즌 동안 891경기에 출전해 133홈런 134도루 타율 0.294 OPS 0.866의 훌륭한 성적을 손에 넣었지만, 메이저리그의 벽은 높았다.

김하성은 데뷔 첫 시즌 117경기에서 54안타 8홈런 6도루 타율 0.202 OPS 0.62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KBO리그와는 또 다른 문화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볼 적응에 애를 먹었던 탓이다. 하지만 2022시즌은 분명 달랐다.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에게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한 이유를 엿볼 수 있었다.

김하성은 지난해 150경기에서 130안타 11홈런 12도루 타율 0.251 OPS 0.708로 공격력에서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였다. 수비는 나무랄 곳이 없었다. 김하성은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최종 수상까지 이어지지 못했으나, 메이저리그에서도 손에 꼽힐 수비력이었던 것은 분명했다.

데뷔 첫 시즌 때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의 생존을 걱정하던 목소리는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이번 오프시즌 김하성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샌디에이고가 잰더 보가츠와 11년 2억 8000만 달러(약 3467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으며 세 명의 유격수를 보유하게 됐고, 주전 유격수가 필요해진 팀들은 김하성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국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김하성에 대한 트레이드 문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시인했고, LA 다저스를 비롯해 보스턴 레드삭스, 마이애미 말린스, 미네소타 트윈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김하성을 연결 짓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줄을 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보스턴과 김하성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지기도 했다.

오프시즌 국내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가고 있는 김하성은 23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트레이닝 센터 '더 볼 파크'에서 트레이드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연일 보도되는 트레이드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트레이드설을 신경 쓰지 않았던 이유는 어떤 팀의 유니폼을 입더라도 경쟁에서 승리해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힘을 보태는 것이 그에게 맡겨진 임무이기 때문이다.

'마이데일리'와 만난 김하성은 "트레이드설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만약 트레이드가 된다면 약간의 아쉬움은 있을 것 같다. 2년간 샌디에이고라는 도시와 팀 문화에 적응을 한 것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팀을 가더라도 우리 팀만큼 경쟁이 치열한 팀은 없기 때문에 트레이드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하지 않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KBO리그도 메이저리그와 마찬가지로 오프시즌 차기 시즌의 전력 보강을 위해 구단들 간의 트레이드가 성사되는 경우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30개 구단이 모여있는 메이저리그의 경우 KBO리그보다 트레이드가 더욱 활발하게 논의된다. 그리고 언론을 통해 여러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KBO리그에서 몸담았던 시절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지만 그는 동요하지 않았다.

"우리 팀이 오프시즌 선수들을 계속해서 영입하고, 점점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부분이 내게는 큰 자극이 된다. 지금의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매년 성장하고 싶다. 그리고 그만큼 자신감도 있다"고 말한 김하성의 머리에는 팀을 옮기는 것에 대한 걱정보다 2023시즌 어떻게하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궁리만으로 가득차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팀 동료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김하성, 더 볼 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가고 있는 김하성.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역삼동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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