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룡팔부: 교봉전' 견자단 "톰 크루즈가 하면 나도 할 수 있어"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13년 만에 내한한 배우 견자단이 한국 취재진과 만나 영화 '천룡팔부: 교봉전' 뒷이야기를 풀어냈다.

20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견자단을 만났다.

'천룡팔부: 교봉전'은 북송 초기 송나라와 거란족의 요나라가 갈등을 겪던 시기, 거지 패거리 개방에 들어가 우두머리인 방주가 된 교봉이 음모에 휩싸여 살인 누명을 쓰고 개방을 스스로 떠나면서 시작되는 여정을 담은 정통 무협 액션이다.

김용 작가의 원작 소설 '천룡팔부' 주인공 중 가장 매력적인 등장인물로 꼽히는 교봉의 영웅 서사 시작을 알리는 영화이기도 하다.

'지존무상', '도신-정전자', '지존계상'의 왕정이 총감독을 맡았으며, 견자단이 출연, 제작, 감독, 무술 감독까지 1인 4역을 소화했다.

견자단은 영화 홍보차 한국에 들어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SBS '런닝맨' 녹화에 참여했고 오는 23일 KBS 1TV '아침마당' 출연을 앞두고 있다. 견자단은 "'런닝맨' 촬영 현장에서 통역을 거쳐야 해서 소통이 어려웠다. 하지만 모두가 친절하게 대해줬다. 지석진, 김종국, 송지효가 기억에 남는다. 중국어로 대화하려고 하더라. 송지효가 절 좋아한다고 말해주고 사진도 찍었다"고 돌이켰다.

견자단은 김용 작가의 '천룡팔부'를 영화화하는 과정을 놓고 "굉장한 도전"이었다며 "인물이나 내용이 복잡하다. 그대로 영화화하고 싶지는 않았다. 현대와 융합해 찍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극 중 교봉을 연기한 견자단은 "교봉은 김용이 써내려간 영웅 중 가장 멋지다. 다른 역할과는 다르다. 정을 중시한다"며 "무협 정신이 있고 낭만적이다"라고 전했다. "중국 무협 영화에서 무림 고수는 눈빛, 태도, 몸짓에서 전통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교봉을 연기할 때는 연기로 익힌 몸짓을 넣었다. 교봉을 보며 친밀감을 느낄 것"이라고 귀띔도 했다.

속편 제작 가능성에 대해선 "액션 영화에서 중요한 건 관객의 정서를 고조시키는 거다. 영화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게 목표였다. 관객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길 원했다"고 이야기했다.

견자단은 영화 속 역할을 선택할 때 "정의감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가족과 친구를 사랑하는 게 좋은 사람의 기본 원칙이다. 영화를 하다 보면 다양한 유혹이 있다. 살인마나 변태 같은 역할이 있으면 선택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견자단은 "인간으로서 사회적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절 따르고 좋아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관객에게 햇살처럼 밝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바랐다.

견자단은 배우 키아누 리브스와 호흡한 영화 '존 윅: 챕터 4'로 전 세계 관객과 만난다. 견자단은 "역할을 구축할 때 감독과 상의해 조금 더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견자단의 원칙을 안에 넣었다"고 밝혔다.

또 "종종 인터넷에서 팬들이 견자단은 영웅이어야 한다고 한다. 여러 역할을 연기할 기회가 많았다"며 "원칙에 위배된다면 모두 거절했다. 배우로서 완성도를 추구하는 게 중요하지만 언젠간 은퇴할 날이 있다. 어떠한 영화를 선택하든 아들, 딸, 후손에게 남길 걸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견자단은 '액션 스타'란 수식어에 걸맞게 화려한 액션을 보여준다. "액션 신을 찍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한 견자단은 "카메라 렌즈에 신체적 언어를 드러내는 거로 생각한다. 정서를 드러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액션 동작은 외적인 것에 불과하다. 몇십 년의 경험이 있어 어렵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톰 크루즈는 61세에도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액션을 한다. 존경스럽다"며 "연기에서 신체는 그저 일부일 뿐이다. 기술이 없다면 예술적 성취를 이룰 수 없다"고 했다. 견자단은 "톰 크루즈보다 몸이 좋다고 생각한다. 톰 크루즈가 하면 저도 할 수 있다"고 웃어 보였다.

올해 데뷔 40년 차를 맞은 견자단은 "모든 순간이 성공, 기쁨으로 있지 않다. 좌절도 있다. 영화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올 수 없었을 거다. 영화로 즐거움과 긍정적인 힘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천룡팔부: 교봉전'은 오는 25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사진 = 콘텐츠리]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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