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이 빠지더라도, 韓 승리 위해"…감독 아닌 '선배' 이승엽의 당부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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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팔이 빠지더라도 우리나라의 승리를 위해 뛰었으면 좋겠다"

이승엽 감독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창단 4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게 될 선수들을 향해 응원과 당부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오는 3월 9일 일본 도쿄돔에서 호주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본격 WBC 일정을 소화한다. 어떠한 형태의 국제대회든 중요하지 않은 대회는 없다. 하지만 이번 WBC 만큼은 조금 다르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 한국의 성적이 썩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가장 최근 열린 2017 WBC에서 예선 탈락의 쓴맛을 봤다. 그리고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다. 게다가 매년 KBO리그에서 각종 사건 사고들이 줄줄이 터지면서, 야구의 인기는 예전에 비해 한풀 꺾였다. 다시 팬들을 야구장으로 불러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국제 대회에서의 '성과'다.

KBO리그의 인기가 절정에 달했던 시점은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직후였다. 당시 대표팀은 올림픽에서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올림픽을 보고 자란 '베이징 키즈'들은 야구 선수 꿈을 꾸며 자랐고, 어느덧 팬들의 응원을 받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프로' 선수가 됐다.

국제대회 통산 11홈런 49타점 타율 0.296을 기록,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인 이승엽 감독은 야구계 선배로서 WBC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이제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선수들이 대한민국 야구의 성패가 달렸다는 절박함으로 뛰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이승엽 감독은 "3월 초에는 몸을 완벽하게 만들 수 없지만, 선수들은 충분히 할 수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야구의 인기가 높아졌다. 국제대회 성적의 영향력을 많은 분들이 알 것이라 생각한다"며 "어린이들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두산에서는 곽빈, 정철원, 양의지가 WBC 대표팀 30인 명단에 포함됐다. 개인보다는 팀, 팀보다는 나라가 중요하다는 것이 사령탑의 설명. 그는 "조금 더 많은 선수들이 뽑혔으면 하는 마음의 실망감도 있다"고 농담을 던지며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가는 선수들이다. 베어스 마크는 잠시 미뤄두고,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팔이 빠지더라도 우리나라의 승리를 위해 뛴 후 웃으면서 복귀를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팀보다는 나라를 앞세웠지만, 이들이 건강하게 최고의 성과를 내기를 바랐다. 사령탑은 "걱정스러운 부분은 투수다. 몸 상태를 빨리 끌어올려야 하는 부분에서 걱정이 된다. 하지만 나라를 대표해서 가는 선수들이고, 양의지가 함께 가기 때문에 조금은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물론 성적은 장담을 할 수가 없다. 최선을 다한 경기에서도 패할 수 있기 때문. 이승엽 감독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그는 "나도 매번 초반에는 부진하다가 마지막에 얻어 걸리고, 포기하지 않으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과정은 힘들었다"며 "귀국을 할 때는 많은 팬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수 있게 '열심히 싸웠구나'하는 장면이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 역시도 함께 응원하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두산 베어스 정철원, 양의지, 곽빈.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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