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웅의 짜릿한 복수극, 아버지 허재 대표 앞에서 포효, 캐롯 양궁농구의 냉정한 현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번엔 허웅의 짜릿한 복수극이다.

최근 KBS 예능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귀’에서 KCC와 캐롯의 1라운드 전주 경기를 조명했다. 캐롯 허재 대표이사와 아들 KCC 허웅의 첫 맞대결. 프로그램 입장에선 흥미로운 그림이었다. 결과는 알다시피 캐롯의 완승. 캐롯 에이스 전성현이 경기 막판 제대로 이름값을 했다.

허 대표는 묘한 웃음을 지었다. 캐롯이 이기기도 했고, 아들 허웅의 활약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 대표로선 최상의 결과였다. 그러나 아들 허웅의 기분은 최악이었다. 실제 허 대표가 전주체육관 코트에서 프로그램 인터뷰 영상을 찍을 때, 공교롭게도 허웅이 투덜거리는 표정으로 지나가며 한 마디를 한 게 화제였다. 허웅의 승부욕은 대단했다.

허웅은 이날 2라운드 맞대결을 기다렸을 것이다. 고양에서의 첫 부자 맞대결. 마침 허 대표도 경기장을 찾았다. 허웅은 아버지 앞에서 3점슛 4개 포함 23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경기종료 2분20초전 8점차로 도망가는 우중간 3점포가 결정타였다. 31초전 정창영의 좌측 3점포는 쐐기포.

KCC는 지난주말 KT에 대승하며 안 좋은 흐름을 추슬렀다. 1번의 고민에 외국선수들도 약점 및 한계가 보이는 상황, 허웅과 이승현 영입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들 역시 시즌 초반 잔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가 이제 조금씩 올라오는 실정이다. KT전은 오랜만에 시원한 경기였다. 론데 홀리스 제퍼슨의 기동력이 나쁘지 않았고, 허웅의 움직임이 많이 간결해졌다.

이날은 캐롯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캐롯은 멤버구성상 3점슛이 안 터지면 이길 방법이 거의 없는 팀이다. 골밑이 약하고 전성현~이정현~데이비드 로슨이라는 외곽 에이스들의 2대2와 스페이싱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기 때문.

이날 캐롯은 3점슛 41개를 던져 16개를 넣었다. 성공률 39%. 이건 나쁘지 않았다. 1~2쿼터에 안 좋았던 확률을 3~4쿼터에 보정했다. 이정현과 전성현이 결국 제 몫을 했다. 그러나 2점슛 성공률이 32%에 그쳤다. 3점슛이 아무리 좋아도 페인트존이나 미드레인지 게임이 안 되면 한계가 있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 초반에 스페이싱에 의한 3점포가 안 들어갔고, 이때 KCC에 빠른 공격을 많이 허용했다. 또한, 쉬운 슛을 너무 놓쳤다. 특히 데이비드 로슨의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반면 KCC는 2연승하며 반등의 기반을 마련했다. 여전히 코어가 불안한 측면이 있고, 외국선수 운영도 쉽지 않은 측면은 있다. 이날도 라건아는 전혀 돋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론데 홀리스 제퍼슨의 트랜지션이 돋보였다. 그리고 허웅이 허웅했다.

전주 KCC 이지스는 8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2라운드 원정경기서 고양 캐롯 점퍼스를 84-76으로 이겼다. 2연승하며 7승11패로 9위. 캐롯은 2연패하며 10승8패.

[허웅.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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